내달 중 롯데그룹 인사 전망
첫 외부인사 대표급 임기 만료 앞둬
모태인 유통 내 신유열 역할도 '주목'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세계그룹에 이어 롯데그룹의 조기 인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재계 순위 하락과 신용등급 하향 등으로 경영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롯데그룹도 신세계그룹과 같은 '신상필벌' 인사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상 처음으로 9월에 조기 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에 이어 롯데그룹도 이르면 내달 중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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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주형 신임 신세계 대표,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사진=신세계그룹] |
앞서 신세계그룹은 조기 인사에서 대표급 40%를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진행했다. 특히 그룹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 대표를 처음으로 동시에 교체했다.
이마트는 첫 외부 출신 대표였던 강희석 대표가 물러났고,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였던 한채양 대표를 선임했다. G마켓 인수에 거금을 썼음에도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내지 못한 것에 따른 문책성 인사로 해석된다. 강 대표는 임기 2년이 남은 상태였다.
신세계는 '36년 신세계맨'인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겸직하게 됐다. 손 대표 역시 임기 1년 반을 남기고 물러났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신세계그룹은 통상 10월에 이마트와 백화점 부문 인사를 단행하고, 12월에 계열사 인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례적으로 시기를 앞당기고 계열사 인사까지 한 번에 냈다. 전 계열사 인사를 한 번에 내며 체질을 뜯어고치겠다는 의미다.
롯데그룹 안팎에선 10월 인사설에 힘이 실린다. 올해 재계 순위가 13년 만에 5위에서 6위로 밀려나고,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이 하향되면서 나머지 계열사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했다.
롯데그룹 인사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외부 인사의 거취가 주목된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롯데그룹의 모태인 유통업을 책임지는 수장 자리에 올라 '파격 인사'로 주목받았다. 김 부회장과 정 대표 모두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온라인 사업을 책임지는 나영호 롯데온 대표도 임기 만료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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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에서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가 테이프 커팅식에 참여하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에 대한 인사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개관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신 상무가 유통에서 활동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
2년을 맞은 헤드쿼터(HQ) 체제를 손볼지도 관건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통·화학·식품·호텔 4개 핵심 사업군을 HQ 체제로 묶어 총괄대표를 따로 뒀지만, 불필요한 옥상옥(屋上屋) 구조라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지난 7월 사임한 이완신 호텔군HQ 총괄대표 자리를 공석으로 유지한 채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마케팅 조직을 각 사업부로 이관하면서 HQ의 기능을 대폭 축소했다. 호텔군 HQ의 힘이 빠진 게 HQ 체제 전반을 손보기에 앞서 나온 첫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 시기나 방향에 대해서 많은 말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히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