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시내 10층 아파트 한밤 중 불길
폭 3m 좁은 골목길...진화 작업 어려움
당국, 불법 증축 확인해 건물주 조사中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 하노이의 한 소형 아파트에서 한밤중 화재가 발생해 93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최근 21년 동안 베트남에서 발생한 화재 가운데 인명피해가 가장 큰 참사로, 불법 증축과 허술한 관리감독이 화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베트남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밤 11시20분쯤 베트남 하노이 타인쑤언(Thanh Xuan) 지역 꽝하(Khuong Ha)거리에 있는 10층짜리 아파트에서 불이 나 45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이곳에 거주 중이던 56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 10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큰 길에서 3m 넓이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400여m 안쪽에 지어진 현장까지 소방호수를 끌어와 해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아파트 1층 출입구가 한 곳뿐인데다, 내부 계단도 지그재그 형태로 설계돼 구조대원 진입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한 주민은 "불길을 피해 옥상으로 올라가 살려달라고 외치거나 고층에서 아이를 이불로 감싸 안고 뛰어내린 이들도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베트남 공안당국이 13일 화재가 난 하노이 한 소형 내부에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VN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2023.09.14 simin1986@newspim.com |
베트남 공안당국은 해당 아파트가 불법 증축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날 건물주 N(44)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지난 2015년 3월 허가가 난 이 아파트의 서류상 규모는 바닥 면적 167.4㎡에 높이 20.2m, 지상 6층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보다 4개 층이나 많은 지상 10층으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20~40㎡ 넓이 40여 가구에 학생과 근로자 등 150여 명이 생활해 왔으나 비상구조차 없었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당국은 N씨를 상대로 불법 증축한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관련법에 따라 엄정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확한 화재원인을 서둘러 규명해 소방안전 규정 위반 여부도 살펴보기로 했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이날 현장을 방문해 인구 밀집 지역 등에 대한 인허가 규정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2002년에도 호찌민 ITC 국제무역센터에서 화재가 나 130명(60명 사망·70명 부상)이 숨졌다. 지난해 9월에는 빈즈엉(Binh Duong) 성에서 발생한 노래방 화재(32명)를 계기로 당국이 소방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하노이=뉴스핌] 유명식 특파원 = 팜 민 찐 베트남 총리가 13일 하노이 소형 아파트 화재 현장을 찾아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2023.09.14 simin1986@newspim.com |
simin19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