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마지막 정기국회, 정쟁 대신 민생 챙겨야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뉴스 잘 안봐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요새 라디오에서는 뜬금없이 홍범도로만 하루 종일 씨름하고 있잖아요. 지긋지긋합니다."
서둘러 출근하느라 택시를 이용하던 날이었다. 자차로 출근하던 날에는 아침 라디오를 항상 챙겨 들었기에 이날도 택시기사님께 라디오를 부탁드렸더니 한숨을 푹 쉬고 이런 말씀을 하신다.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일 개회사를 통해 "무엇보다 민생 안정을 위해 비상한 각오로 임해달라. 지금 우리 국민의 삶이 말할 수 없이 팍팍하다"며 여야가 민생 현안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줄 것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2022.02.11 oneway@newspim.com |
김 의장은 "지난해, 우리 국회는 작은 차이에 얽매여 예산처리 법정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그 후과는 혹독했다"면서 "경제와 민생 안정이 화급한 상황에서 금쪽같은 한 달을 허비하고 말았다. 올해는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5일 정기국회 첫 일정으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여야는 홍범도 흉상 논란, 후쿠시마 오염수, 김만배 가짜뉴스 논란 등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민주당 의원이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반발하고 나섰다.
정율성 공원 조성,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으로 촉발된 '이념 논쟁'은 이 자리에서도 펼쳐졌다. 윤미향 의원이 일본 조총련 행사에 참석한 사실까지 알려지며 논쟁은 더욱 격화된 모양새다.
8월 소비자물가는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어려운 불황 속에서 반등 없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L자형 부진'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달 정기국회를 앞두고 개최한 연찬회에서 "대안이 있는 국정감사와 민생 중심의 예산심사로 올해 정기국회를 '국민을 위한 국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같은 기간 워크숍을 갖고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다졌다. 이재명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린 우리 국민의 삶을 무한책임 진다는 각오로 정기국회에 임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 각오가 무색하게도 아직까지 여야는 그토록 외치는 민생 대신 국민들이 지긋지긋하다는 정쟁만 되풀이하고 있다.
21대 국회가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다. 이념에 사로잡혀 의석수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아닌, 진정 민생을 위한 '선의의 대결'이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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