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사우디, 자발적 감산 12월까지 연장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각) 채권 금리와 유가 상승에 짓눌려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5.74포인트(0.56%) 내린 3만4641.97에,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94포인트(0.42%) 후퇴한 4496.83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86포인트(0.08%) 하락한 1만4020.9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시장을 압박한 재료는 채권 금리와 유가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날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원유 감산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러시아도 하루 30만배럴 자발적 수출 축소를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두 국가의 결정으로 연말까지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하루 최소 130만배럴의 공급이 증발하게 됐다.
해당 보도에 국제 유가는 1% 넘게 치솟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수 있고, 이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투심을 압박했다.
이날 발표된 7월 공장재수주는 전월대비 2.1% 줄었는데, 로이터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2.5% 감소보다는 양호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리인상을 빠르게 추진할 필요가 없고, 추가 인상 결정에 앞서 데이터를 기다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에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268%까지 오르며 8월 25일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장 후반 전장 대비 9bp 상승한 4.26%를 가리켰다. 미국채 30년물 금리도 9bp 오른 4.373%를 기록했다.
연준 금리 전망과 궤를 함께 하는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이날 10bp 상승한 4.968%를 가리켰다.
머피 앤 실베스트 웰스 매니지먼트의 폴 놀테 시장 전략가는 "증시가 오늘 오르지 못한 이유는 금리가 계속 올라 증시의 좋은 대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유가 상승도 연준의 인플레이션 파이팅을 어렵게 한다면서 "모두가 연준이 관망세를 보이거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예상이 빗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업종은 7개월래 최고치로 오른 반면, 유틸리티와 원자재, 산업재 관련 업종은 하락했다.
앞서 중국의 민간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가 올해 최저로 떨어졌다는 소식도 부담이었다. 이날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이 발표한 8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8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징주로는 에어비앤비가 블랙스톤과 함께 S&P500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에 7.23% 뛴 142.29달러로 거래를 마쳤고, 블랙스톤 주가도 3.59% 상승한 108.24달러로 마감됐다.
오라클 주가는 바클레이즈가 '동일 비중'에서 '비중 확대'로 투자 의견을 상향하면서 2.52% 상승 마감했다.
미 달러화는 글로벌 성장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 지수는 장중 104.85까지 올라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전장대비 0.62% 오른 104.8을 기록했다.
전날 배럴당 85.95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87.14달러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1.14달러(1.3%) 오른 86.6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1.04달러(1.2%) 상승한 90.04달러에 마감돼 작년 11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했다.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달러 및 채권 금리 상승으로 아래를 향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0.7% 내린 195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