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김구림 작가 "문화재 훼손 우려에 '현상에서 흔적으로' 재현 불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김구림 "광목천 감싸기, 미술관 건물 훼손 가능성 없어"
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 전 25일 개막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국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87) 작가가 제도적인 문제로 미술관 외벽에 광목천을 감싸는 작업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를 재현하지 못하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구림 작가는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김구림' 전 개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에서 여러분들께 미안하지만 아방가르드적인 작품은 하나도 없다"며 "고리타분한 것만 늘어놨다. 새롭고 파격적인 작품을 보여주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 작가라고 어디서 얼굴을 내밀 수 없는 부끄러움이 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구림 작가2023.08.24 89hklee@newspim.com

'현상에서 흔적으로' 작업은 그의 나이 33세, 그의 전시가 열린 1970년에 경복궁 국립미술관에서 미술관 건물을 흰 광목천으로 감싸는 형태다. 기성 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 기득권, 낡은 제도에 대한 비판의식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낡은 관념과 제도를 마치 시신을 염하듯 천으로 묶어 날려버리고 새로운 지점을 향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40년 전 진행한 퍼포먼스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물에서 재현하려던 그의 계획은 문화재 훼손 문제로 인한 규제로 아쉽게 무산됐다.

사정은 이렇다. 국립현대미술관 건물이 국가등록문화재이기 때문에 광목천을 건물 외벽에 싸는 행위는 문화재 훼손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 실현 불가능해졌다. 40년 전 경복궁 미술관에 광목천을 두를 수 있었던 건 당시 미술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이었기 때문이다. 문화재에 손을 대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문화재청과 협의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등의 행정 절차가 필요하다는게 미술관 측의 입장이다. 

이번 전시를 담당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 현대미술1과 류지연 과장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등록문화재 375호이기 때문에 외벽을 천으로 감싸는 경우 문화재청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해야 한다"며 "전시가 안되는게 아니라 전시 시한에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 작가께 양해를 부탁드렸다"라고 해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구림, 전자예술 A, 1969 (2013년 재제작), 패널에 플라스틱, 전구, 181.6 x 181.6 x 17 cm. 작가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3.08.24 89hklee@newspim.com

김구림 작가는 "시간이 없었던게 아니다"라며 "지난해부터 이야기를 했지만 나한테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있다가 3, 4개월전 갑자기 큐레이터가 바뀌었고 그만둔 큐레이터가 전달하지 않으면서 작품 설치할 수 있는 시간이 안됐다고 하는데, 나한테 이야기한 부분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김구림 작가는 "문체부에 항의도 했다"며 "건물에 손상이 오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안되는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현대미술관에서도 안된다고 하고, 문체부에서 해답을 안해준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말살시키는 것 밖에 안된다. 문체부에선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난 모르겠다"며 "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을 지껄이는 거 자체가 들리지 않고 현대미술관을 근대미술관으로 바꾸는게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류지연 과장은 "전시가 공식적으로 확정된 것은 지난해 12월이고 몇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전시 관련 이야기를 했다. 출품작은 3월에 이야기가됐다"며 "작가께서 '현상에서 흔적으로'를 처음으로 제안한 건 6월20일(16차에 걸친 회의록 기록)이었다. 전시 오픈 전까지 두 달이 남은 상황에서 심의를 받는 것까지 촉박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른 기회를 통해 선생님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미술관 측에 따르면 3월에 전시 개최 계획안에 출품작 220여점을 확정 지었다. 김구림 작가가 언급한 '그만둔 큐레이터'는 한시임기직으로 계약 완료로 퇴사했고 당시 작가는 담다 큐레이터에 미술관 묶는 작업을 말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김구림, 124초의 의미, 1969, 단채널 비디오, 컬러, 무음, 10분.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사진=국립현대미술관] 2023.08.24 89hklee@newspim.com

이날 간담회는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와 규제와의 충돌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40년 전 작품을 재현할 수는 없는 2023년의 규제에 대해 김구림은 작가 정신으로 맞섰다. 문화재 보호를 위한 최소의 사회적 장치인 규제와 예술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칼로 무 자르듯 절대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수를 이해시킬 수 있는 논의와 담론 구성이 필요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미술관 측도 추후 이 사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김구림'전을 개최한다. 1950년대부터 다양한 매체와 장르, 주제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실험미술의 선구자인 그는 이번 전시에서 비디오아트와 설치, 판화, 퍼포먼스, 회화 등 미술의 범주에서뿐만 아니라 무용, 연극,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펼쳐온 시간들을 만날 수 있다.

김구림은 경북 상주 출생으로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1959년 대구 공회당 화랑에서 '김구림 유화개인전'을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섬유회사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며 영화 , 연극, 무용 등에 관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60년대 말에는 '회화 68', 'AG', '제4집단' 등 예술집단 활동을 주도하며 한국 최초의 일렉트릭 아트, 메일 아트, 실험영화, 대지미술, 해프닝 등을 발표했다.

이후 1973~1975년 일본에 머물며 사물과 시간의 관계성을 오브제와 설치작품, 판화 등을 탐구했다. 1970년대 전위적인 작품들은 제7회 '파리비엔날레'(1971), 제12회 상파울루비엔날레(1973), '김구림전'(도쿄 시로타 화랑, 1973), 제2회 국제 임팩트 아트 비디오-74(스위스 로잔, 1974) 등 해외 전시에서도 활발하게 소개됐다. 이후 1984년부터 미국에 머물며 상호모순적인 두 상태를 대비시키고 나아가 합일에 이르게 하는 '음과 양' 연작을 지속해서 선보였으며 1986년 브루스 나우먼과 함께 'Artistic License'(갤러리 뉴욕, 1986) 등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89hk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광주도서관 현장 매몰자 추가 수습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철제 구조물이 붕괴해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 상태다. 11일 서부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옥상 2층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뉴스핌] 박진형 기자 =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 광주대표도서관 신축 공사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안전 사고를 대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2025.12.11 bless4ya@newspim.com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작업자 1명이 이날 오후 2시 52분에 의식 불명 상태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4시 1분을 기해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 53분쯤 지하층에서는 또다른 작업자 1명이 구조물에 깔린 상태로 발견됐다. 구조 당국이 8시 13분쯤 잔해를 치우고 수습하는 과정에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나머지 2명은 실종 상태다. 건설 현장에 투입된 작업자는 총 97명이며 사고를 당한 이들은 미장 및 철근, 배관 관련 작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소방당국은 대형 크레인 2대,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구조견 2마리, 열화상카메라, 드론 등을 활용해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밤샘 수색 작업에 대비해 한국전력의 협조를 구해 조명도 설치했다. 11일 오후 광주 서구 지평동의 한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에서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매몰자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광주 서부소방서] 사고는 콘크리트 타설 중에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무너져 발생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 단계다. 광주대표도서관은 연면적 1만1640㎡,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총사업비는 516억원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4월 13일까지였다. 광주시는 이날 오후 2시 40분을 기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콘크리트하고 철근이 집중돼 있어 구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less4ya@newspim.com 2025-12-11 21:26
사진
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