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메리츠·DB금융투자 등 9월 재개
대주주 양도세 등 수요·고액 자산가 고객 유치 '윈윈'
서비스 재개 후 연말까지 시장 상황 지켜볼 듯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재개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서비스 재개로 돌아서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CFD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증권사들이 사업을 철수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는 실(失)보다 득(得)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규제가 강화됐지만 CFD는 공매도 가능, 절세 등의 장점이 여전하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높은 중개 수수료와 고액 자산가 고객 유치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한다는 점이 걸림돌로 지적됐지만 금융당국이 유예기간을 부여하면서 서비스 재개 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3.08.28 hkj77@hanmail.net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존 CFD 상품을 운용했던 증권사 13곳 가운데 교보증권과 메리츠증권·DB금융투자 등 3곳이 9월 서비스 재개를 확정했다. NH투자증권은 10월부터 서비스를 재개한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유진투자증권·KB증권도 서비스 재개로 방침을 정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은 서비스 재개 여부를 검토중이고, SK증권은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다.
CFD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증거금만 납부하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매매해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증권사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최소 증거금률은 40%로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지난 4월 주가 폭락 사태를 일으킨 주범으로 CFD가 지목되면서 거래가 중단됐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체계와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 강화 등 제도를 개편하고, 서비스 재개를 준비중인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강화된 규제로 증권사들이 CFD 서비스를 중단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서비스 재개를 준비중"이라며 "9월 중으로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나머지 증권사들도 서비스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실보다 득이 더 많다는 판단"이라며 "일단 서비스를 재개한 이후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고 향후 서비스 유지 여부를 결정하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우선 투자자 입장에서 CFD는 절세 효과와 공매도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여전히 갖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로 인해투자자 입장에서 CFD가 여전히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며, 금융당국이 전문투자자 요건을 강화해도 수요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주식 대량보유자들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세가 부과되지만 CFD 계좌로 투자하면 파생상품 양도세에 해당하는 11%만 적용된다. 향후에도 대주주·자산가들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이유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CFD를 통해 일반 주식 매매 대비 높은 중개 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고액 자산가 고객을 유치한다는 점이 여전한 장점이다. 중소형 증권사에는 중개 수수료가, 리테일이 약한 대형 증권사에는 고액 자산가 고객 유치 부분이 CFD 서비스를 중단할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증권사들이 기존에 해왔던 CFD를 서비스를 재개하는 데는 큰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점 또한 거래 재개의 이유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됐던 증권사가 CFD 취급 규모를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해 자기자본 100% 이내로 관리하도록 한 부분은 3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된 만큼 부담을 덜었다. 원래 CFD는 신용공여 한도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당국은 11월 말까지는 CFD 규모 50%만 반영하고 12월부터 100% 모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CFD 자체 거래 규모가 크지 않아 신용공여 한도 내에서 증권사들이 관리하는데 부담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13개 증권사 합산 CFD 전체 거래액은 2조8000억원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올해 사업 계획에 CFD 관련 인력과 전산 예산이 책정돼 있고,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에도 CFD 관련 인력들은 고객들과 지속 소통해 왔다"면서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비스 재개 후 연말까지 신용공여 한도, 투자자 신규 유입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