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북동부서 불탄 시체 18구 발견
[서울=뉴스핌] 박공식 기자 = 수일간 산불이 지속된 그리스 북동부 오지 마을에서 22일(현지시간) 불에 탄 시체 18구가 발견됐다고 외신이 전했다.
소방 당국은 아반타스(Avantas) 마을 남쪽 판자촌 근처에서 발견된 시신들이 불법 이민자들인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시신 발견 장소와 가까운 에브로스(Evros) 지역은 터키에서 건너온 중동 및 아시아계 불법 이민자들의 입국 통로로 알려져 있다.
아반타스에서 멀지 않은 항구 도시 알렉산드루폴리스에서는 산불로 인해 신생아 포함 수십 명의 병원 입원 환자들이 여객선으로 긴급 대피했다. 대학 병원에 입원 중이던 65명의 환자가 대피한 여객선은 임시 병원으로 변했다.
간호사 니코 지오크치디스 씨는 "27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다. 사방이 들것이고 환자들과 링거주사를 맞는 사람들이다. 폭탄이 터진 전쟁터같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니타산 기슭의 산불로 인해 짙은 연기가 수도 아테네까지 번졌다. 22일 아테네 외곽과 파니타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로 주택이 불타고 주민들이 대피했다.
강풍으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루마니아 소방관 56명이 22일 도착했다. 체코, 독일, 스웨덴 소방관들도 조만간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게해와 흑해를 잇는 다달넬스 해협은 터키 북서부 카나칼레의 산불로 인해 선박 통행이 중단됐다.
최고 단계의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남부 유럽에서 산불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에서 뜨겁고 건조하고 바람이 불고 있는 터라 산불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기온이 40도를 웃돌 것이라고 예보가 나온 가운데, 이탈리아와 프랑스 곳곳에서 폭염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스페인 당국은 일주일 동안 지속된 테네리페섬 산불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길은 12개 마을 1만 5000 헥타르를 잿더미로 만들고 수천 명의 이재민을 냈다.
포루투갈 당국은 중부와 북부 120여 개 도시와 남부의 인기 휴양지 알가르브(Algarve) 일부에 최고 수준의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북부 포르투갈의 바이아오(Baiao)에서 21일 산불이 발생해 항공기 10대와 100명 이상의 소방관이 투입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엘바의 투스칸 섬에서 21일 산불이 나 700명이 대피했다. 이탈리아는 22일 주요 27개 도시 중 로마, 밀라노, 플로렌스를 포함한 16개 도시에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 기상 당국은 22일 적색경보를 남동부 프로방스 지역과 일부 남서부 지역 등 15개 카운티로 확대했다. 유럽 최고봉인 몽블랑산에 대해서는 폭염으로 입산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다.
8월 22일 아테네 인근 하시아 마을 산불 진화 현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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