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각) 혼조세로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하회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을 웃돌았다. 예상을 웃도는 물가 수치에 국채 금리가 상승하자 금리에 민감한 대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출회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78포인트(0.11%) 하락한 4464.05에 장을 마쳤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76.18포인트(0.56%) 빠진 1만3644.85에 장을 마감했다.
주간으로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0.3%, 1.9% 하락하며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이 2주 연속 하락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엔비디아, 마이크론 등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45포인트(0.30%) 오른 3만5281.60에 마감했다. 에너지주 강세 속에 다우 지수는 주간으로 0.6% 오르며 장을 마쳤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시장 예상보다 낮았지만, 이날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7월 P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0.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0.2%, 0.7%)를 모두 웃돌았다. 지난해 6월 이후 내리 하락세였던 PPI가 반등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올해 남은 기간 추가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란 쪽에 베팅하고 있지만, 전날 90%를 넘어섰던 9월 동결 전망은 PPI 발표 후 88%대로 소폭 밀렸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1% 위로 오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9%로 오르는 등 미 국채금리가 일제히 오른 점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 테슬라(종목명:TSLA), 엔비디아(NVDA), 마이크로소프트(MSFT) 등 대형 기술주의 주가는 0.4~2%대 하락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지난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 하락을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투자 매력이 오르고 주식의 투자 매력이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미 국채 금리 움직임을 예의주시 중이다.
이날 S&P500을 구성하는 주요 섹터 가운데 헬스케어와 에너지 섹터는 상승했다. 두 업종 모두 올해 성적이 가장 저조한 섹터 중 하나였지만 에너지 섹터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와 관련 트레이드 스테이션의 마켓 인텔리전스 담당 부사장인 데이비드 러셀은 "대형 성장주에 밀려 뒤처졌던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건전한 순환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알리바바(BABA)와 제이디닷컴(JD)은 이날 3~6%대 하락했다. 저조한 중국의 경제 지표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 경제의 주요 성장축인 부동산 업계의 연쇄 디폴트 우려까지 제기된 탓이다.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이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1.2로 전달의 71.6에서 떨어졌다. 다만 미국인들은 내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으로 낙관했다.
소비자들이 단기 물가 기대를 반영하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3%로 전달의 3.4% 하락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9%로 7월 2.9%에서 소폭 내렸다.
미 달러화는 PPI 발표에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엔·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속 장중 일시 145엔을 돌파했다. 지난 6월 30일 이후 최고치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화 지수는 102.86으로 전장 대비 0.33% 올랐다. 이로써 달러화지수는 지난 7월 중순 기록한 15개월래 최저치에서 반등하며 4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뉴욕 유가는 6월 글로벌 원유수요가 일일 1억300만배럴(bpd)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8월에 고점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국제에너지기구(IAEA)의 보고서 발표에 상승했다. IAEA는 글로벌 수요는 늘어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축으로 공급은 줄며 국제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을 경고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센트(0.5%) 오른 배럴당 83.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에 한 달래 저점 수준까지 밀렸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전장보다 0.1% 내린 온스당 1946.60달러를 기록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