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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무도 체감 못하는 2%대 소비자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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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등 채소류 100% 넘게 폭등
정부, '물가안정 모범국가' 자화자찬
체감물가 괴리현상 심각…직시해야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청상추 4970원.

지난 주말 장을 보러 갔다가 채소 매대에서 한참을 망설였다. 샐러드에 넣어 먹으려고 한 청상추 1묶음당 가격이 5000원에 육박했다. 폭우로 상추 가격이 100% 넘게 폭등했다는 보도가 머릿속을 스쳤다.

성소의 경제부 기자

고작 5000원도 하지 않는 청상추 하나에 고민하나 싶다가도 지금 사면 왠지 사치를 부리는 느낌이 들었다. 고민 끝에 청상추를 장바구니에 담자 다른 먹거리까지 포함해 영수증에 찍힌 가격은 6만원을 훌쩍 넘겼다. 물가가 많이 안정됐다고 하는데 한숨이 나왔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2.3%를 기록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치솟는 국제유가 탓에 물가상승률이 6.3%를 찍었는데 1년 만에 2% 대로 내려왔다. 올해 추이만 보면 물가는 확연한 둔화세다. 정부는 현재의 물가 상황에 대해 "전반적인 물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는 통계 지표상의 얘기일 뿐이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다. 장을 보러 가면 물건 하나를 두고 들었다가 놨다가 하기 일쑤고, 요즘 식당에서는 손님들이 쌈채소 리필해달라는 말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적상추와 깻잎 가격은 각각 100g당 2310원, 2843원. 한달 전보다 무려 102%, 37% 급등했다.

장을 보면 물가는 여전히 높은데 발표는 왜 계속해서 둔화세라고 나올까. 우선 먹거리 등 국민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들이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집계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품목별로 '가중치'를 곱해서 산출하는데, 전체 가중치가 1000이라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가중치는 154.4에 불과하다. 또 심리적으로 1년에 한두번 구입하는 상품보다 지출금액이 작더라도 자주 구입하는 상품들의 가격 변동을 우리는 더 민감하게 느낀다.

통계청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생활물가지수'를 따로 조사하고 있지만, 이 역시 가격의 등락을 실시간으로 반영하진 못한다. 이번달 물가 조사 때도 그랬다. 물가 조사는 달에 세차례 나눠서 이뤄지는데, 이번 폭우로 인한 채소가격 강세는 7월 하순경 집중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세번째 조사에서만 주로 반영됐다.

그 탓에 이번달 통계에는 채소류를 비롯한 먹거리 품목 가격 급등세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이번달 유독 '체감과 지표의 괴리가 크다'는 성토가 터져나왔다.

보다 실시간으로 농산물 가격 동향을 확인할 수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 자료를 보자. 자주 밥상에 오르는 청상추(99.6%)와 시금치(145.8%) 등 잎채소류는 지난달 집중호우 여파로 한달 전보다 무려 세자릿수의 상승률 기록했다.

오른 것은 잎채소류뿐만이 아니다. 쥬키니(95.8%), 알배기 배추(60.1%), 열무(50.1%), 참외(52.2%), 수박(38.8%)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이 모두 크게 올랐다.

물가가 안정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 국민들은 '물가가 미쳤다'고 아우성 친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지출만 늘어 통장이 '텅장'이 됐다는 자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물가를 가장 빠르게 안정시킨 국가라고 자화자찬을 한다. 좀더 세심하게 서민들 현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soy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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