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증거인멸 염려"
한 차례 구속영장 기각 후 두 번 만에 신병 확보 성공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주고 금품을 받기로 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결국 구속됐다. 앞서 박 전 특검의 혐의 입증에 실패해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자존심을 구겼던 검찰이 명예 회복에 성공한 모습이다.
검찰은 향후 박 전 특검의 딸과 측근 등 관련자 수사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50억 클럽'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수재 등)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50억 클럽 의혹'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두번째 영장 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하는 박 특검. 2023.08.03 leemario@newspim.com |
검찰은 앞서 박 전 특검에 대한 첫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당한 후 강도 높은 보강수사를 통해 혐의를 다져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딸 박모 씨도 공범으로 입건해 함께 수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첫 번째 영장) 기각 이후 보강수사를 통해 금융기관 임직원 지위해서 금품을 약속한 사실과 금품을 수수한 경위, 약속 실현 등에 대해서 보강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했고 기각 사유도 충분히 반영했다"며 "구속 의견서에 증거인멸 우려 부분도 더 구체적으로 첨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두 번의 시도 끝에 박 전 특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그의 50억 클럽 의혹은 이달 중 마무리될 전망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한 차례 연장을 거쳐 최장 20일 동안 구속 피의자를 수사할 수 있다.
검찰은 구속수사를 통해 박씨와 박 전 특검의 최측근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에 대한 처리 방향도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양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했다가 기각됐으나, 박 전 특검과 달리 양 변호사는 현시점에서 구속수사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았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민간업자들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를 준비할 당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구성을 돕고 그 대가로 뒷돈을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당초 우리은행은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내부 반대로 결국 컨소시엄 참여는 하지 않기로 했으나,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우리은행의 PF 대출 참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박 전 특검이 남욱 변호사 등으로부터 200억원 및 시가불상의 대지와 그 지상에 신축될 단독주택 건물을 제공받기로 약속하고, 그로부터 3억원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가 불발되면서 박 전 특검이 받기로 한 뒷돈의 규모 또한 200억원 상당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에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5년 3~4월 김씨로부터 5억원을 수수하고 50억원을 약속받은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검찰은 박 전 특검이 특검으로 근무한 기간이었던 2019년 9월~2021년 2월 그의 딸 박씨와 공모해 김씨로부터 11억원을 수수했다고 판단하고 청탁금지법과 위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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