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전국 9개서 시범 운영...내년 본격 시행
대면형 범죄 증가로 추적 수사 중요성 커져...형사과 비중 증가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경찰이 피싱범죄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사건을 형사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이달부터 전국 9개 경찰서에서 피싱범죄를 형사과에서 대응하는 방향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등 3개서와 경기남부 용인동부서 등 2개서를 포함해 인천, 강원, 충북, 충남에 1개서 등이 대상이다.
경찰은 시범운영 성과를 분석해 개선점 등을 보완한 뒤 2024년에는 전국 경찰청과 경찰서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국가수사본부 내 형사국에서 전체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면서 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조직수사와 중계기 단속을 주도하고 일선 서 형사과에서는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수거책 검거에 나서게 된다.
보이스피싱 범죄 발생건수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18년 3만4132건, 2019년 3만7667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소폭 줄어들다가 지난해에는 2만1832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피해액은 2018년 4040억원을 기록한 뒤 꾸준히 늘며 2021년 7744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5438억원으로 줄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TF를 구성해 적극 대응에 나섰고 이체 한도 제한, 대포통장 규제 영향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응에도 보이스피싱 범죄 유형과 기술이 지능화·고도화되고 있어 이에 맞춘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싱범죄는 크게 계좌를 통한 송금방식인 계좌이체형과 피해자 직접 대면, 배송, 장소지정 등의 형태로 현금을 가로채는 대면편취형으로 나뉜다. 경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계좌이체형 보이스피싱은 7만251건에서 2만8619건으로 줄어들었으나 대면편취형은 547건에서 1만4053건으로 늘었다.
전화나 통신장비 대신 오픈뱅킹, 간편송금, 악성앱 등을 이용하거나 SNS, 메신저 등을 이용해 가족, 지인을 사칭하는 형태의 신종 피싱 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형사과로 피싱범죄 대응을 일원화하는 것도 피싱 범죄 유형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피싱범죄는 사안에 따라서 주로 수사과나 형사과로 사건이 배당된다. 대면형 범죄가 늘다보니 범인의 동선을 확보한 뒤 신속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형사과에서 사건을 담당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싱 범죄 유형이 변화되면서 추적수사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보니 형사과에서 대응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시범 운영을 통해 인력 보강 등 필요한 사안들을 보완하면서 내년에 확대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