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 투자계약증권 최초 발행 나올듯
증권사들 초기 시장 선점 위한 플랫폼·상품 개발 속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미술품, 한우 등의 기초자산을 쪼개서 증권처럼 사고 파는 조각투자 시장이 열린다. 금융당국이 토큰증권발행(STO)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제도적 뒷받침을 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을 새로운 먹거리로 점 찍은 증권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테사·소투·아트투게더·아트앤가이드 등 미술품 조각투자 사업자 4곳과 한우 조각투자 사업자 뱅카우에 대해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5곳의 조각투자업체 외에 신규사업자들도 서식에 맞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투자계약증권은 자본시장법상 허용되는 증권의 한 유형이다. 투자자가 공동사업 형태로 금전 등을 투자하고, 결과에 따라 손익을 얻는 계약상 권리가 표시된 증권을 의미한다. 미술품, 선박, 항공기부터 음원과 영화 등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IP)까지 비정형 특성을 가진 자산은 모두 투자계약증권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2일 개최한 증권선물위원회에서 5곳의 조각투자업체에 대해 최종 제재 면제 및 사업 재편을 승인했고, 이에 따라 금감원이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서식을 전면 개정한 것이다. 이르면 이달 중 투자계약증권 최초 발행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토큰증권 시장은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해당하는 규모다.
때문에 증권업계는 초기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토큰증권은 증권사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토큰증권의 장내 중개하는 방식으로 거래될 수 있다. 증권사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장외시장에서 거래될 수도 있다.
대형 증권사들은 초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토큰증권 사업 준비에 매우 적극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통합플랫폼을 만들어 내년 초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발행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을 통해 업체들이 내놓은 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각투자 기업, 블록체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및 그외의 기업들과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토스뱅크와 손잡고 토큰증권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 ▲NH투자증권은 기업간 협의체인 'STO 비전그룹' ▲KB증권은 STO 관련 사업자들을 모은 'ST오너스' 등을 구성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3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를 인수해 대신증권 계좌와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르면 이번 달부터 부동산 조각투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그동안 관망하던 곳들도 하나 둘 STO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STO 관련 기업과 관계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내 STO 사업 추진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내년 2분기 내 시범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블록체인 전문 기술기업 슈퍼블록과 기술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STO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히고, 물밑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접수 받는 것"이라면서 "증권사별로 STO 사업 관련 컨셉이 상이한 상황이지만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각사별 노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