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프랑스 골프팬들의 30년 묵은 염원이 풀렸다. '이민자의 딸' 셀린 부티에(프랑스)가 프랑스 땅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이자 메이저대회인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650만 달러)에서 사상 처음 프랑스 국기를 휘날렸다.
부티에가 30일(한국시간)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정상에 올라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LPGA] |
부티에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했다. 투어 통산 4승을 올린 부티에는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7000만원)를 받고 상금랭킹 3위(175만 달러)로 올라섰다. 프랑스 선수의 메이저대회 제패는 1967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캐서린 라코스테, 200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파트리샤 뫼니에 르부에 이어 세 번째다.
1994년에 시작된 이 대회는 부티에 이전에는 프랑스 선수가 우승한 적이 없다. 부티에는 태국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이민자 부모의 딸로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꾸준히 에비앙에 출전했지만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던 부티에는 "셀린, 셀린"을 연호한 프랑스 갤러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2위 브룩 헨더슨(캐나다)과 6타차 압도적인 우승을 일궜다.
하타오카 나사(일본)에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부티에는 1번홀(파4), 2번홀(파3) 연속 버디에 이어 5번홀(파2)에서 5m 버디 퍼트를 떨궈 5타차로 달아났다. 6번홀(파4)에서 하타오카가 1타를 잃어 6타까지 벌어졌다. 13번홀(파4)에서 티샷한 볼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1타를 잃었지만 부티에를 압박하며 따라붙는 선수가 없었다. 디펜딩 챔피언 헨더슨이 15번 홀까지 2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4타차로 좁힌 게 다였다.
부티에는 15번홀(파5)에서 2m 버디를 뽑아내 다시 5타차 여유가 생기자 굳어있던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부티에가 챔피언 퍼트를 넣자 18번홀 그린을 에워싼 프랑스 관중들은 프랑스 국기를 흔들면서 감격의 함성과 박수갈채를 보냈다. 에비앙 챔피언십은 시상식 때 스카이다이버들이 우승자가 속한 나라의 국기를 펼치며 하강해 챔피언의 어깨에 국기를 걸어준다. 올해는 부티에의 우승으로 프랑스 땅에서 처음으로 프랑스 국기가 펄럭이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30일(한국시간)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공동 3위에 오른 김아림. [사진 = LPGA] |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아림이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7언더파 277타로 공동 3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4월 셰브론 챔피언십 공동 4위에 이어 이번 올 시즌 두 번의 톱10 입상을 메이저대회에서 이뤘다.
LPGA투어 메이저대회 첫 출전한 '국내파' 김수지는 합계 4언더파 67타를 적어내며 합계 5언더파 279타로 넬리 코다, 로즈 장(이상 미국)과 함께 공동 9위를 차지했다. 하위권으로 밀렸던 박민지는 보기 하나 없이 버디 5개를 솎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5언더파 66타를 기록해 2언더파 282타로 세계랭킹 1위 고진영, 김효주, 지은희와 함께 공동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0년 대회 우승자 신지애는 4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4오버파 288타로 공동 54위로 껑충 뛰었다. 전인지, 양희영은 공동 36위, 루키 유해란은 공동 42위, 이미향과 최혜진은 공동 48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공동 61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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