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AI 시대 한일은 10일 경쟁자이자 동업자로 부상했다
- 한국은 메모리, 일본은 소재·장비 강점을 지녔다
- 비즈니스 플라자서 AI·반도체 협력 논의가 확산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닮은 듯하면서도 참 다른 나라다. 경제에서는 오랫동안 치열하게 경쟁했고, 정치와 역사 문제에서는 때때로 거친 대립을 반복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과 배터리 등 한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때마다 일본에서는 '한국에 추월당했다'는 위기감이 나왔다.
그런데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한일 경제의 관계가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경쟁자인 동시에 서로 없으면 곤란한 '동업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AI 산업의 핵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AI가 고도화될수록 막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가 필요하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정부도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은 조금 다른 곳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 정밀 부품, 제조 기술 등 AI 반도체 생태계의 밑바닥을 떠받치는 분야다. 일본 역시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국가 전략으로 내걸고 생산 기반을 다시 구축하려 하고 있다.
AI 반도체를 하나의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한국이 엔진의 중요한 부분을 잘 만든다면 일본은 그 엔진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부품과 소재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셈이다. 어느 한쪽만으로 완성된 자동차를 만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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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도쿄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플라자에는 한국 기업 75개사와 일본 기업 420여개사가 참여했다. AI·반도체뿐 아니라 로봇과 전력 분야까지 협력의 폭을 넓혔다.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 사이에 AI 기술협력과 반도체 협력 논의도 진행됐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협력이 한일 관계가 특별히 좋아졌기 때문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시대에는 산업의 경쟁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한 기업이 잘 만들면 경쟁사를 밀어내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AI 산업에서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력, 네트워크, 소재·부품·장비가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룬다. 어느 한 나라가 모든 것을 혼자 갖추기는 어렵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도 이런 흐름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곧 국가안보가 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역시 이제 단순히 '누가 더 잘하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누구와 손잡아야 살아남을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경쟁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 기업은 일본의 소재·장비 기술을 따라잡으려 할 것이고, 일본은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와 AI 반도체 시장에 다시 도전할 것이다. 일본이 반도체 생산 기반을 되살리려는 것도 결국 한국과 대만 등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경쟁한다고 해서 협력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 시대에는 경쟁하면서 협력하는 관계가 정상이다.
한일 관계를 과거사나 정상 간의 친밀도만으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불편한 이웃이면서 동시에 가장 가까운 산업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국이 일본을 이겼느냐'가 아니다. AI라는 거대한 산업 전환기에 한국과 일본이 각각 가진 강점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다.
경쟁은 기업의 몫이다. 협력은 국가의 몫이다.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동시에 해내는 것이 AI 시대 한일 관계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경쟁자인가, 동업자인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문제는 경쟁하면서도 얼마나 영리하게 동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