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연일 상생금융 발표한 카드사보다 못한 분위기
보험 개발에 시간 걸려…저축성보험 내놓기도 난감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화생명이 지핀 상생금융 바람이 보험업계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업계는 사회공헌사업이 매우 중요한 임무로, 통상 한화생명 처럼 주도하는 금융사가 나타나면 업권 전체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있다. 은행권은 물론 신용카드사들도 잇따라 상생금융 계획을 내놓고 있어, 보험업계가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수 보험사는 내부적으로 상생금융 관련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나 외부 발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보험 특성상 하루아침에 상생금융 상품을 개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한다. 더욱이 여러 보험사는 한화생명과 같이 저축성보험을 상생금융 방안으로 내놓는 데 난감해하는 분위기이다. 올해부터 적용 중인 새 회계제도(IFRS17)에 따라 계약서비스마진(CSM)을 확대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서울=뉴스핌] 양윤모기자 = 13일 오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여의도 63빌딩 한화생명 본사에서 열린 상생금융확산및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상생친구 협약식'행사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금융감독원,한화생명,월드비젼,한국사회복지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보험사 중 최초로 '상생친구 협약식'을 열고 상생금융 실천계획을 공유한다고 발표했다. 2023.07.13 yym58@newspim.com |
CSM은 보험 계약으로 미래에 발생할 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수치로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목돈 마련이나 노후 준비로 활용하는 저축성보험보다 암 보험 등 보장성보험 CSM이 크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새로운 보험 출시를 포함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장기보장성보험은 단기간 내 개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상생금융 발표 계획이 아직 없다"며 "저축성보험 확대 관련해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CSM 확대에 힘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보험사보다 곳간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형 보험사는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상생금융이 강권은 아니라고 하나 금융권에서는 '뭐라도 하나 발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
생명보험업은 국내에서 23개 보험사가 영업 중인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상위 3개 회사가 시장을 50% 이상 점유한다. 나머지 시장을 신한라이프와 푸본현대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이 나눠갖고 있다.
손해보험업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등 상위 4개 보험사가 시장을 70% 점유한다. 나머지 시장은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이 차지한다.
한 중소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곳간에서 인심 나지 않냐"며 "상생금융을 아직 발표하지 않은 대형 보험사도 있어 다른 보험사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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