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준강간살인이 아닌 준강간치사 인정"
검찰, 1·2심 모두 무기징역 구형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인하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부장판사)는 20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등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또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yooksa@newspim.com |
재판부는 "피해자는 당시 신입생이었고 옷이 벗겨진 채로 아스팔트에서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다"면서 "피해자가 홀로 감당해야 했던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공포심, 두려움은 감히 헤아릴 수 없다"며 피고인을 지적했다.
다만 "검찰이 제시한 추가 증거를 보더라도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준강간살인이 아닌 준강간치사를 인정한 원심은 타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 15일 오전 1시경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 단과대학 건물 2~3층에서 술에 취한 동급생 B씨를 성폭행하고 창밖으로 떨어뜨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같은 학교에서 동기로 지낸 피해자를 성욕 해소의 도구로 삼아 (술에 취해) 인사불성 상태에서 성폭행하려고 했다"며 "이후 추락해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도 112나 119 신고 등 인간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않아 죄질이 극도로 불량하다"고 질타했다.
다만 A씨가 고의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아닌 준강간치사죄만 적용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jeongwon10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