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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 인플레 현실화...러 '흑해 선박 공격' 예고에 밀 가격 급등

기사입력 : 2023년07월20일 16:07

최종수정 : 2023년07월21일 13:41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 중단을 선언한 이래 국제 곡물 가격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소맥(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식탁 물가 상승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단 진단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9월물 소맥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보다 8.5% 급등한 부셸당 7.28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그해 3월에 기록한 14.25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일일 8.5% 상승은 우크라 침공 이래 최대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키이우 즈구리우카 마을의 소맥 밭. 2022.08.09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2시 현재, 소맥 선물은 강세를 이어가 2.25% 추가 상승한 7.43달러에 거래 중이다.

러시아가 기한 연장을 거부하며 협정이 만료된 날은 지난 17일. 현재가는 지난 14일 종가(6.62달러)보다 12% 높은 수준이다.

이밖에 12월물 옥수수는 지난 14일 대비 8.7% 오른 5.58달러, 11월물 대두는 3% 상승한 14.11달러에 거래되는 등 국제 곡물이 전반적으로 요동치고 있다.

흥미롭게도 정작 러시아가 협정 종료를 선언한 17일 소맥 가격이 1.17% 하락 마감했었단 점이다. 협정 만료는 예상된 시나리오이고, 러시아가 요구한 조건들만 충족된다면 다시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기에 시장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랬던 소맥이 18일부터 치솟은 것은 러시아군의 연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항 공습과 곡물 수출 해상에서의 화물선 공격 예고 때문이다.

◆ "곡물선, 군용 화물선으로 간주"...수출길 막겠단 선전포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9일 러시아 국방부는 20일 0시부로 흑해를 통해 우크라 항구로 가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으로 군사 화물선으로 간주할 것이며, 특히 국기를 단 선박은 우크라 분쟁 당사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군은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연속 우크라 남부 항구들을 공격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 곡물 운송의 핵심인 오데사항이 연일 드론 공격을 받고 있는데 항구 터미널에 있던 중국으로 보내질 곡물 6만t 중 대부분이 공격으로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는 협정 파기 이후에도 흑해 곡물 수출을 지속할 방침이었는데 러군이 항구를 공격하고, 수출 길목까지 막겠다고 나서면서 곡물가격 급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애덤 호지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가 해상에서 사용하는 수중 지뢰 '기뢰'(naval mine)를 우크라 항구들 앞바다에 추가로 배치했다는 정보를 들었다며, "이는 흑해로 오는 민간 선박에 터뜨려 우크라를 공격 배후로 덮어 씌우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에서 출항하는 튀르키예 화물선. 2023.07.16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엘니뇨까지 '이중고'...중기 불확실성 커 

'세계 5위 밀 수출국' 우크라이나는 약 1년간 흑해 협정을 통해 3200만t 이상의 곡물을 수출해왔다. 흑해를 통한 수출길이 막힌다고 해도 당장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곡물 재고가 부족하지 않아서다.

미 농무부에 따르면 올해 세계 소맥과 옥수수 재고율은 각각 34.2%와 25.5%로, 10년 평균(34%, 24.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현재 북반부가 수확 시즌을 맞이하고 있기도 하다.

상품 중개업체 앵테르 쿠르타주의 다미앵 베르캄브르는 "수출 가능한 밀의 대부분은 1250만t의 재고를 쌓아둔 러시아에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싼 밀"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수급 불확실성이 크다. 우선 러시아가 우크라 수출 부족분을 메울 것이란 전망 자체가 수급 불안을 키운다.

스위스 장크트갈렌대의 사이먼 이브넷 교수는 "러시아가 밀 수출을 무기화할지가 밀 가격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보고 있다. 러시아가 전쟁 후 천연가스로 그러했듯이 밀과 곡물 수출을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흑해 수출길이 막히면 우크라는 동유럽 철도와 다뉴브강을 우회해 곡물을 수출해야 하는데, 더 많은 운송비용이 든다. 이는 가격 상승 재료다.

이집트 사람들의 주식인 빵 '에이시'(Aish Baladi). 2022.03.01 [사진=로이터 뉴스핌]

실제로 로이터의 왕타오 선물 시장 분석가는 소맥 9월물의 경우 부셸당 7.51달러가 저항선이고 "깨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저항선이 깨지면 부셸당 7.60~7.76달러까지 오르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올해 '엘니뇨' 기상 현상으로 이상고온이 지속되면서 세계 곡물 작황이 좋지 못하다. 설탕 원료인 원당 주요 생산국인 인도와 태국은 강우량이 감소하고 연일 폭염이다. 남유럽도 40도 이상의 폭염에 올리브 작황이 타격을 받자 올리브유 가격이 치솟고 있다.

우크라는 세계 최대 해바라기씨유 수출국이자 밀·옥수수 주요 수출국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작황 악화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중기적으로 식품 가격에 상방 압력이 가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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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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