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소통·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도 논의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과 만났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이날 왕 위원과 약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중관계 전반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각)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3.07.14 [사진=외교부] |
양측은 지난해 11월 주요20개국(G20) 계기에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관계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한 정상 간 공감대를 재확인하고,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하여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또 정상·외교장관 등 고위급 교류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외교안보대화 ▲차관급 전략대화 ▲차관급 인문교류촉진위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수준에서 양국 간 소통과 교류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인적교류 확대 ▲문화콘텐츠 교류 활성화 등 실질협력의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박 장관은 특히 지난 12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에 복귀하는 것은 한중 간 공동이익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측의 건설적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북핵 문제 관련 각급에서 소통을 강화해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
한중은 지역·국제 문제 관련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한일중 3국 간 협력이 역내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장관 및 정상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한 다양한 글로벌 이슈 대응에 있어서도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8월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11개월 만이다. 왕 위원은 당시 중국 외교부장이었다. 그는 '건강상 문제'로 불참한 친강(秦剛) 외교부장 대신 이번 아세안 회의에 참석했다.
올해 들어 한중 간 장관급 이상 인사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중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고위급 교류를 지속하기로 했지만, 한미일 밀착에 대한 중국의 견제와 대만 문제·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등으로 관계가 경색돼왔다.
그러나 양국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계기 외교수장 간 회담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유지해왔으며, 현지에서의 막판 조율 끝에 이날 박 장관과 왕 위원 간의 정식 만남이 성사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회담은 1분이라도 아껴 더 많은 대화를 나누자는 취지에서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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