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
범행 전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수사 확대 가능성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이른바 '마약음료'를 배포한 사건의 주범이 중국에서 붙잡혔지만 이후 오랜 시일이 지났음에도 국내 송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지난 5월 24일 강남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인 A씨를 불법체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체포 직후 두달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송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강남구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나눠준 뒤 학부모들을 협박한 '마약 음료 사건'의 일당인 길모 씨(왼쪽)와 김모 씨가 4월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길 씨는 마약 음료를 국내서 직접 제조해 사건 당일 강원 원주에서 퀵서비스와 고속버스를 이용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고, 김 씨는 중계기를 설치하고 운영하면서 중국에서 학부모에게 걸려온 협박전화를 국내 발신인 것처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3.04.10 hwang@newspim.com |
A씨의 송환이 늦어지는 것은 중국 공안이 불법체류 혐의에 대한 조사 외에도 A씨가 중국 내에서 범행에 연루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0월 중순 중국으로 출국했었다. A씨는 이후 중국 현지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찰은 A씨가 출국 전 가족과 지인들에게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가담하기 위해 중국에 간다'고 말했다는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찰은 A씨가 이 조직에서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국내에 배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직에는 마약음료 사건의 총책으로 알려진 중국인 공범들도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찰과 중국 공안은 마약음료 사건에 가담한 공범 2명을 쫓는데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마약음료 사건 관련 정황 외에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했던 만큼 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공안 역시 이 점을 조사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수사가 확대될 경우 A씨의 송환 일정 조율은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공안과 협조를 통해 주범 검거까지 원활하게 이뤄졌다"면서 "공안에서 주범과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송환이 늦어지는 것이며 협의는 잘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학원가 일대에서 집중력 향상 음료수라고 속여 시음 행사를 연 뒤 학생들에게 필로폰이 섞인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금품을 요구한 사건이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윤희근 경찰청장이 중국 공안에 협조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고 실무 출장단을 중국에 파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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