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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바른말 쓰기] 손민수·탈룰라, 특정 맥락서 파생된 밈…세대 분리 부추겨

기사입력 : 2023년07월12일 08:01

최종수정 : 2023년11월01일 16:45

한글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과학적인 언어이자 아름다운 우리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외래어와 외국어 그리고 신조어가 무차별 하게 남용되고 있습니다. 방송과 드라마, 영화, 인터넷과 SNS엔 신조어 등이 넘쳐 납니다. 이에 뉴스핌은 미디어에 쓰인 한글 오남용과 함께 쉬운 우리말을 써야 하는 이유를 풀어 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선 매일같이 새로운 신조어가 생겨나고 더이상 쓰지 않는 용어는 사라진다. 특히 TV 드라마, 특정 콘텐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발생한 신조어와 은어, 줄임말이 널리 사용되면서 새로운 용어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시니어 세대와 의사소통이 더욱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정치성향, 취향, 교육수준 등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의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신조어의 어원이나 특정 게시판 등 용어의 출처를 알지 못해 세대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요즘 젊은 세대는 남을 따라하는 것을 '손민수 한다'고 말한다. 이 용어의 출처는 네이버 인기 웹툰 '치즈 인 더 트랩'이다. 캐이블 채널 tvN에서 방송되면서 더욱 널리 퍼졌다. 작품 속 주인공인 홍설의 일거수 일투족을 묘하게 따라하고 신경쓰이게 만드는 인물의 이름이 손민수다.

이후 '치즈 인 더 트랩'의 시청자들이 이 에피소드와 설정에서 따온 용어로 남을 입었던 옷과 신발 등 물건을 따라 구매하거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을 '손민수 한다'고 말하는 데서 유래해 해당 용어가 온라인상을 중심으로 널리 쓰이게 됐고 점차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퍼져나갔다. 해당 웹툰과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맥락이 담긴 신조어다.

[사진=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유튜브 예능 콘텐츠나 SNS 상에서 자주 쓰이는 '탈룰라'라는 용어는 외국 봅슬레이 영화 '쿨 러닝'의 장면에서 나온 대화가 어원이 됐다. '탈룰라'라는 썰매 이름을 들은 사람이 "직업여성의 이름 같다"면서 비하했다가 상대가 "우리 엄마 이름이다"라고 하자 "예쁜 이름이다"라고 말한 상황을 담은 신조어다. 아무 생각없이 부정적인 말을 내뱉고는, 예상치 못한 진실을 알고 급격히 태세전환을 한다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한 단어에 축약돼 담겼다.

이 역시 해당 에피소드와 온라인에 퍼진 경위를 알지 못하면 의미를 전혀 알아듣지 못할 수 있는, 특정 맥락에서 나온 신조어다. 최근에는 100만뷰를 손쉽게 넘기는 유튜브 콘텐츠, 케이블 예능 등에서도 '탈룰라'라는 말을 자막으로 달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린 출연자들이 '웃픈' 상황을 강조하며 심심찮게 사용한다. 개인 방송을 하는 유튜버, 크리에이터들도 자주 쓴다. 심지어는 '탈룰라'가 무슨 의미인지 모른 채 접한 상황의 맥락을 따라 추측하는 이들도 있다. 

이와 가장 비슷한 사례로 널리 쓰이고 알려지며, 두루 쓰는 신조어로 자리잡은 용어가 '리즈 시절'이다. 외모, 인기, 실력 따위가 절정에 올라 가장 좋은 시기를 의미한다. 이 용어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축구 선수 스미스(Smith, A.)가 축구 클럽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때를 이르던 말에서 비롯했다. 이 신조어의 사용이 몇 년 지난 지금은 해당 맥락을 알지 못하는 세대도 '리즈 시절' '리즈 갱신'이라는 말을 어색함이 없이 사용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한글날 기념 '한글·나·들이' 아름다운 우리말 백일장에서 시민들이 주제문 확인을 하고 있다. '한글·나·들이'는 외래어, 신조어, 줄임말 등을 사용하는 대신 올바른 우리말을 권장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기리는 백일장 행사다. 2022.09.25 mironj19@newspim.com

여러 사례들을 살펴보면, 신조어와 줄임말은 사람들이 널리 사용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일상어로 자리잡는다. 다만 특정 콘텐츠에서 발현한 신조어나 편향된 의미의 신조어 사용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신조어의 유일한 장점은 빠른 세태 반영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원활함이다. 신조어 자체의 사용을 지양한다기보다, 해당 용어의 출처와 어원을 분명히 하고 문제가 없다면 빠르게 정착시켜 세대간의 의사소통 저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게 미디어 종사자들과 국어를 연구하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019년 발간된 동아대학교 국제전문대학원에서 발간된 논문 '한국어 신조어에 대한 고찰 -2015년~ 2019년 한국사회 인기 신조어를 중심으로-'에 따르면 신조어는 인간과 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고,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신조어에 대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 다만 새로운 개념을 나타내기 보다는 단순한 줄임말이나 특정집단에서 사용되는 은어가 많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논문 저자는 "신조어는 언어파괴를 유도하고 세대 간의 소통을 단절시키며, 혐오표현이 너무 많이 생성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시대와 상황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신조어를 모르고는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신조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봤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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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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