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인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 지적
2년째 완전자본잠식, 영업손실·부채 늘어
인수한 티몬·위메프도 동반 완전자본잠식
위메프는 구조조정, 재무구조개선 돌입할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구영배 대표가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구상한 '큐텐 유니버스'의 핵심인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이 동남아 시장을 장악하는데 핵심 역할을 한 물류 자회사다. 올 초 인수한 티몬과 위메프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으로부터 '계속기업 가정의 불확실성' 지적을 받았다. 감사보고서를 공개한 2021년부터 2년 연속이다.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은 지난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7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79억원) 보다 자본잠식 규모가 커졌다. 또 지난해 167억원의 영업손실과 3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적자로 손실 폭은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734억원으로 전년(848억원) 대비 13.4% 줄었다.
특히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466억원을 초과했다. 지난해 말 큐익스프레스의 유동자산은 152억원인 반면 유동부채는 1618억원이다. 또 총부채도 총자산을 379억원 초과했다. 지난해 말 큐익스프레스의 총자산은 1799억원, 총부채는 2178억원이다.
감사인인 회계법인리안은 "이러한 상황은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따라서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여부는 자금수요를 위해 필요한 자금조달계획과 안정적인 영업수익 달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큐익스프레스의 물류창고 [사진=큐익스프레스] |
큐텐 측은 "큐익스프레스 한국 법인에 대한 회계 감사 의견일 뿐"이라며 "본사는 싱가포르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큐익스프레스 코리아는 세계 약 50개 큐익스프레스 그룹사의 법인 중 하나로 이를 바탕으로 전체 큐익스프레스에 대한 확대 해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큐익스프레스는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를 인수하며 구영배 대표가 구상한 '큐텐 유니버스'의 핵심이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물류 자회사로,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다. 11개국 19곳에 풀필먼트 센터를 갖추고 있다. 큐텐이 '싱가포르의 아마존'으로 성장하는데 핵심 역할을 맡았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의 물량을 큐익스프레스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 후 향후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다만 큐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올해 연달아 인수한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티몬도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지적을 받았다. 티몬은 지난 2016년부터 7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6386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527억원, 1663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위메프도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계속기업 가정에 대한 불확실성' 지적을 받았다. 위메프는 지난 2020년부터 3년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자본총계는 -1442억원이다. 2020년부터 -503억원, 2021년 -881억원으로 자본잠식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도 각각 539억원, 577억원으로 전년 보다 늘었다. 위메프는 지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직할 경우 3개월 급여를 지원해주는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