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문화부장,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가 대학로센터(극장 쿼드)와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서울연극센터, 연극창작지원시설로 이어지는 대학로 예술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신 대학로 시대를 활짝 연다.
이창기 대표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국내 예술 산업의 중심이 돼 온 대학로에 서울시민과 연극인들, 예술인들을 위한 시설을 통해 대학로의 새로운 예술전성기를 준비한다. 대학로센터의 예술청을 비롯해 새로이 8월 준공 예정인 성북구 연극창작지원시설을 통해 창제작 예술인들의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촘촘한 지원에 나선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2023.05.19 leehs@newspim.com |
"대학로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의 본거지예요. 지금껏 서울 시민이나 국민들 모두가 대학로 하면 공연예술의 대표 공간이라고 생각을 해왔죠. 어려움을 겪어내면서 실질적으로 대학로가 스스로 자라온 것에 비해 공연예술 쪽에 대한 공공의 기능이 사실 좀 약했어요. 민간의 민간 공연장들 위주로 운영돼왔지만 서울과 대한민국 공연의 전통을 지켜가고 여러 문화예술 시설들을 직접 운영한다는 건 공공이 할 일이죠. 이전에 잠실창작센터가 장애예술인의 창이 돼 왔으니까 대학로로 옮겨 통합해주고 기존의 연극센터도 확장해서 재개관을 했어요. 과거엔 1, 2층만 이용이 됐었는데 지금은 4층 건물로 쓸 수 있죠.연극창작지원시설은 동소문동에 아주 크게 세워지는데 특별히 연극인들을 위한 과정, 창작과 창제작을 위한 공간으로 하려고 해요."
지난 4월 12일 재개관한 서울연극센터에선 이같은 신 대학로 시대를 예고하며 관객과 연극인들간 소통을 한층 강화했다. '퇴근 후 공연 전', '낭독 페스티벌' 같은 개관 프로그램이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음은 물론이다. 대학로의 정체성을 만들어준 연극에 집중하는 한편, 서울의 또 하나의 문화 중심 지역을 구축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 주민들이 쉽게 예술을 접하게 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연극센터 굉장히 반응이 좋아요. 벌써 대학로 내에서 일어나는 연극의 각종 홍보가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연극센터를 중심으로 더 여러 시설을 보완해서 서울의 대학로를 찾는 분들과 예술인들에게 가이드라인을 개발해주고 친숙하게 접근하게끔 하려고 해요. 단순히 정보 제공뿐이 아니라 누구든 프로그램이나 예술창작에 직접 참여도 할 수 있게끔요. 낭독공연이나 연극인들의 비하인드 같은 오랜 연극 생활 속에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연극에 대해서 새로운 잠재력을 만들어내는 공간이 될 겁니다. 대학로도 그렇지만 재단에서는 도심에서 떨어져 있는 지역들에 예술창작센터들을 운영 중이에요.은평이나 미아, 금천 등 상대적으로 문화예술을 접하기 조금 어려운 시민들에게도 예술이 닿기를 바라죠."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2023.05.19 leehs@newspim.com |
특히 이창기 대표는 현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2층에 위치한 예술청에 예술인들을 위한 종합지원센터를 준비 중이다. 예술가들의 창제작 활동의 어려움이나 고민, 민원을 해결하고 예술단체의 행정, 법률, 노무 등에 대한 상담도 연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장 어떤 지원이 있는지 정보가 부족한 예술인, 단체에게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예술인들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필요해요. 지난 4월에 설계를 완료하고 6월 착공해서 8월 말까지는 시설이 갖춰질 겁니다. 재단에서도 거기에 여러 인력 배치라든가 또 어떤 콘텐츠를 해야 할지 계속해서 자문회의를 하고 있어요. 단순히 예술인들 뿐만 아니라 예술단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법인 운영이나 행정, 노무, 법률 상담도 받으실 수 있게끔 하려고 합니다. 다 무료로 지원해드리는 거죠. 이런 작업도 신 대학로 시대를 여는 재단 활동의 일환이 될 겁니다."
서울문화재단에서는 금천예술공장, 문래예술공장, 삼일로창고극장,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8개 창작 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각 공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장르의 순수예술을 지원하며, 최근 예술가들의 연간 작품계획에 맞춰 한 발 더 앞서 지원하기 위해 연 2회의 통합 공모 시기를 조정하고 지원 분야를 3개에서 5개로 세분화했다. 이제는 청년, 신진, 유망, 중견, 원로의 다섯가지 분야에서 맞춤 지원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조금 더 현실성있는 체계가 구축됐다.
"창제작 예술인이 지원 여부가 빨리 결정되지 않아 연간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술가들은 1년 농사를 이제 지어야 하는데 공모 후 재단에서 지원해줄지 결정을 빨리 해줘야 하죠. 취임 후 가장 먼저 했던 게 1차 예술지원 통합공모를 예년보다 2개월 당겨서 9월 말에 결과를 공고했어요. 그리고 연초에 2차 공모를 진행했죠. 물리적으로 우리가 가장 큰 규모이기도 하고 심사를 빠르게 하기 위해 7개 장르를 심사하는 인력을 대폭 늘렸어요. 권위 있는 심사 평가할 수 있는 분들, 풀도 확대했고요. 그렇게 대한민국 예술 시계가 한 달이 빨라졌어요. 또 그동안 그냥 단순히 세입으로 지원했는데 이젠 더 나아가서 지원작들이 얼마나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권을 높여주는가 향후 평가 지표를 통해 효과석 측정을 해나가고 있어요. 5개로 지원분야를 세분화한 것도 이 작업들을 통해 이루어졌죠."
재단의 지원 목표는 예술인들의 창제작 지원을 통해 예술활동을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게끔 하는 선순환 구도를 이루는 것이다. 이창기 대표는 효과적인 창제작 성과 평가와 향유를 위해 서울예술상을 신설하고 '서울스테이지11'을 통해 시민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재단의 창제작센터를 비롯한 서울의 11개 문화공간을 선정해 한 달에 한번씩 시민들과 만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2023.05.19 leehs@newspim.com |
"예술지원의 선순환을 한 턴으로 가져가는 것의 일환으로 '서울스테이지11'에서는 18개의 우리 참가 공간들에서 11곳을 선정, 한 달에 한번씩 공연으로 시민들과 만나게 돼요. 사실 예술가들이 상주해서 창작을 하는 시설이 많아 일반 시민들에겐 재단 사업이 그리 알려지지 않거든요. 한 달에 한 번 개방을 해서 11개 공간에서 11시 전후로 마티네 콘서트처럼 선보이고 있어요. 연희문화창작촌에선 문학에 대한 낭독 콘서트, 음악이 함께하는 공연을 하고 금천예술공장에선 다원 예술같은 각 공간 특성을 살렸어요. 서울문화재단의 창작 공간을 지역민들에게 돌려줘서 오전에 문화가 있는 삶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예술가들에게도 직접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그들에게 설 수 있는 무대를 많이 만들어주는 거죠."
올해 첫 개최한 '서울예술상'도 단순히 지원으로만 끝나지 않는 '선순환 구도'를 위해 공 들인 부분이다. 이창기 대표는 단순히 티켓 판매 실적으로 상을 받는 여느 시상식과는 다른, "실질적으로 예술가들에게 도움이 되는,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가 서울예술상 무대가 되기를 바랐다.
"순수 기초 예술 분야는 티켓판매로 평가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작품성을 위주로 보게 되고, 재단의 창제작 지원을 받은 작품 중 뛰어난 성과를 치하하는 거죠. 지원 사업 50여 작품을 130여 명의 심사위원들이 직접 심사하셨어요. 영화에는 청룡영화상, 대종상 등 많고 뮤지컬도 어워드가 있는데 왜 순수에술을 하는 분들은 레드카펫도 못밟느냐는 이야기도 나온 적이 있고요. 무엇보다도 좋은 작품을 만든 예술인들이 서울예술상 수상을 통해 또 다른 곳에서 인정받고 내세울 수 있는 자랑스러운 경력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서울문화재단 이창기 대표이사는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 강동아트센터 초대 관장,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사)한국문화경제학회 부회장, 한국광역문화재단연합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재직 시절 '천원의 행복'을 기획해 주목받았으며 지역예술재단 대표를 수 차례 역임하는 등 공연기획 예술경영전문가로 손꼽힌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