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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 반도체 클러스터' 약발 끝나나...용인·화성 부동산 거래 뚝

기사입력 : 2023년06월02일 15:41

최종수정 : 2023년06월02일 15:41

삼성 투자로 주목받던 용인·화성, 4개월 만에 거래 줄어
급매소진에 매도호가 1억~2억원 오르자 매수자 부담
고금리, 경기둔화 우려에 추격매수보다 관망세 확산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소식에 주목받았던 용인, 화성동탄 부동산이 매도호가 상승에 거래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용인시 일대는 세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으로 주변 인프라 개발뿐 아니라 직장인 수요가 늘어 지역적 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급매물 소진으로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이자 수요자들이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부동산 시장이 추가 하락하는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도 여전해 더 높은 금액을 부담하고 집을 매입하는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해석된다.

◆용인·화성 부동산 거래량, 올해 첫 감소 전환

2일 부동산업계 및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용인시, 화성시 부동산(아파트, 오피스텔, 분양권 등) 거래량이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경기도 전체 거래량이 줄긴 했지만 이들 지역의 감소 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용인시 부동산 거래량은 지난달 1864건으로 전달 기록한 2354건과 비교해 20.8% 줄었다. 올해 1월 992건에서, 2월 1573건에 이어 3월 2000건대를 나타내 3000건대 돌파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4월 다시 1000건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개발 호재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거래량이 급증했던 용인시 처인구가 1425건에서 886건으로 37.8% 급감했다.

화성시는 1월 1865건에서 2월 2435건, 3월에도 2675건으로 늘었으나 4월에는 전달대비 16.4% 줄어든 2238건을 기록했다. 화성시는 동탄1·2신도시 거래량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기도 전체 부동산 거래량이 지난 3월 2만3861건에서 4월 2만2231건으로 6.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용인, 화성의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띄는 수준이다.

이들 지역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소식에 주목받았다. 정부가 지난 3월 용인 처인구 남사읍 일대 710만㎡ 부지를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이 지역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공장 5곳을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한 소재·부품·장비업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직·간접 생산유발 700조원, 고용유발 160만명이 기대된다.

처인구 일대는 직접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히며 화성 동탄신도시도 직선거리로 약 10km 정도 떨어져 배후 주거단지로 꼽힌다. 동탄 1·2신도시는 총 약 16만가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학교, 교통, 편의시설 등 주거 인프라가 잘 갖춰진 상태다.

◆ 고금리, 경기둔화, 역전세난 등 불안심리 여전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로 주목받았던 용인, 화성의 부동산 거래가 주춤한 이유는 가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아파트의 경우 급매물이 소진되고 매수 문의가 늘어나자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저점 대비 1억~2억원 높인 상태다. 개발 수혜에 따른 낙수 효과가 단기적으로 확산하기 어려운 데다 매도자와 매수자간 희망 가격차가 벌어지자 거래가 잠잠해진 것이다.

동탄역린스트라우스(주상복합)는 지난달 전용 92㎡가 11억95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매도호가가 12억5000만~14억원에 형성됐다.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5.0 전용 59㎡는 7억3000만원에 손바뀜한 이후 매도호가가 8억원 수준으로 뛰었다.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의 전용 84㎡는 11억3000만원에 실거래된 이후 매도호가로 12억~13억원로 높아졌다.

집값 불안심리가 가시지 않은 것도 추격매수가 주춤한 이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년간 이어지던 집값 내림세가 멈추고 상승 반전한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고금리 지속에 경기둔화 우려, 역전세난 확산 등으로 집값의 하방 압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수요자들은 한층 낮아진 집값에 관심이 늘었지만, 투자자들은 급할 게 없다는 판단에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용인시 처인구청 주변 A공인중개소 대표는 "작년보다 집값이 2억~3억원 반등한 데다 개발호재 기대감이 집주인들이 가격 절충에 보수적이다 보니 매수희망 가격과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라며 "고금리, 역전세난 등으로 투자 여건이 좋지 않아 투자자 유입이 부족한 것도 추격 매수세가 약한 이유"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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