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세수 진도율 33.5%…2000년 이래 최저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올해 4월까지 국세수입이 법인세 중심으로 큰 폭 감소하면서 지난해보다 34조원 가까이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폭으로 남은 기간 세금이 충분히 걷힌다 하더라도 세수 결손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2023년 4월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올해 4월 누계 국세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조9000억원 감소한 134조원으로 집계됐다.
◆ 법인세 15.8조 급감…기업 실적부진 반영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가 15조8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감소한 데다 작년 8월 중간예납분이 큰폭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업들은 3월 법인세를 납부할 때 전년 8월에 냈던 중간예납 세액을 차감하고 내게 되는데, 그 금액이 워낙 커 이달 납부세액에도 영향을 줬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8~10월 법인세는 34조3000억원으로 재작년보다 8조7000억원 더 걷혔다.
자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득세도 8조9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부동산 거래량 감소 영향으로 양도소득세는 7조2000억원 줄었고, 종합소득세도 작년보다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7000억원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교역이 쪼그라든 탓에 관세도 1조4000억원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재작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세수 이연 기저효과에 따라 3조8000억원 감소했다.
4월만 떼어놓고 봐도 세수 상황은 좋지 않다. 4월 당월 국세수입은 46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조9000억원 감소했다. 4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가 걷기로 한 세금 가운데 실제 걷힌 세금 비율을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은 4월 기준 33.5%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 소득세도 1.8조 감소 부진…5월 세수 전망도 어두워
주요 세목들을 보면, 부가세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세목들이 감소했다. 법인세(-9조원), 소득세(-1조8000억원), 관세(-5000억원), 주세(-2000억원), 농특세(-1000억원), 교통세(-1000억원)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엔데믹 여파로 소비가 활기를 띈덕에 부가가치세는 1조8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기재부는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감은 9조5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5월 세수 전망도 어둡다. 부동산 거래가 회복하더라도 양도소득세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두달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5월에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고 작년 기저효과로 법인세 수입도 늘어날 가능성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8~9월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할 방침이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연간) 세수 결손 규모는 종소세(5월)와 부가세(7월)를 받아봐야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8~9월 중 세수 재추계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4월 국세수입 실적 [자료=기획재정부] 2023.05.31 soy22@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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