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객수수료 30% 초반까지 올라 정상화 시급
면세업계, 정부와 자정노력...1분기 실적 회복
LG생건·아모레 등 면세점 매출에는 후폭풍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지급하던 과도한 송객 수수료 정상화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과 같은 화장품업계에 당분간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화장품업계는 북미와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대체 시장 공략에 나선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동반 하락했다.
[서울=뉴스핌] 김보나 인턴기자 =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2023.02.13 anob24@newspim.com |
LG생활건강은 매출액 1조6837억원, 영업이익은 1459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16.9%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매출액은 1조92억원, 영업이익은 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1%, 52.3% 줄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면세 채널 하락으로 전체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면세 채널의 매출 감소로 전년 대비 24.6% 하락한 552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면세업계는 '송객 수수료 정상화'를 목표로 따이궁과 줄다리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국도 엔데믹 전환과 함께 따이궁 입국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면세업계가 수수료를 낮춤과 동시에 구입 수량 제한 등 정상화 조치를 취하고 있어서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국내 면세점은 사실상 따이궁 매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그러다 보니 따이궁이 요구하는 수수료는 점차 높아져 갔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 10%대였던 송객 수수료는 현재 20% 후반대에서 30% 후반대까지 높아졌다.
그나마 들어오는 따이궁을 잡기 위해 면세점에서 이전 보다 많게는 15% 가량 수수료를 더 높여준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라면세점의 알선수수료는 1조9619억원으로, 지난해 매출(4조9220억원)의 45.3% 수준이다.
2021년에도 1조원 이상이 알선수수료로 나갔는데, 1년 새 1조원 가까이가 다시 증가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이나 신세계면세점도 구체적으로 수수료 항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와 유사한 비중을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면세업계의 수수료 정상화 노력 끝에 1분기 면세점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28.5% 증가한 3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적자로 돌아선 작년 4분기에서 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화장품업계는 면세·중국시장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건강한 면세업계 성장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송객 수수료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며 "화장품업계를 비롯해 단기간 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