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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플로리다주 '반ESG법' 제정 "기관 ESG 채권발행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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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플로리다주(州)에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투자를 규제하는 주법이 2일(현지시간) 제정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는 2024년 대선의 공화당 잠룡으로 꼽히는 론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법안에 서명하면서 "이제 ESG는 공식적으로 플로리다주에 도착도 하기 전에 사망했다(DOA)"고 선언했다.

DOA(dead on arrival)는 의학용어로 구급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환자가 이미 사망, 소생불가능한 상태를 일컫는다.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될 이른바 '정부와 기업 행동주의'에 관한 주법은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기금이 ESG가 아닌 오로지 높은 수익을 목표로만 투자 결정 기준을 삼아야 한다는 기존의 규정을 확대한 조치다.

ESG 투자 규제법에 서명하는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 주지사. [사진=페이스북]

주요 내용은 주와 지방자체단체 기관이 투자시 ESG 요인을 고려하는 것을 금지하고, 은행 등 금융기관은 대출 등 서비스 제공시 고객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모든 투자 결정은 재정적 요인에 의해 주도되며 ESG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을 위해 투자 수익을 희생하지 않아야 한다. 이를 모든 주와 지방자치단체 기금으로 확장한다 ▲ ESG 등급이 발행자의 채권 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평가기관에 대한 계약 금지를 비롯해 모든 주 및 지자체의 ESG 요소 채권 발행을 금지한다 ▲주와 지자체 기관들은 조달 및 계약 체결 결정시 ESG를 고려하거나 선호하는 것을 금지한다 ▲ESG 기업 활동주의를 내세우는 은행들은 공적 자금의 예금처(QPD, Qualifed Public Depository)에서 제외한다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국경 수호와 화기 소유권을 지지하는 등 종교·정치·사회적 믿음을 가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 ▲금융기관이 고객에 (ESG 관련) '사회적 신뢰 점수'(Social Credit Score)를 매겨 플로리다 주민들이 대출, 대출한도 설정, 은행 계좌 개설시 심사 기준으로 삼는 것을 금지한다 등이다.

디샌티스 주행정부는 "법무장관, (재무장관격) 최고재무책임자, 금융규제위원장은 위의 조항들을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로 시행할 것을 명령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ESG 투자가 진보 좌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인식으로 경계해 온 미 보수 성향의 주들은 더러 있어왔지만 정부 기관의 ESG 투자를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주법이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샌티스는 지난 2월 발간한 책 '자유로워질 용기'(Courage to be Free)에서 ESG는 "극진 좌파의 쓰레기"라며 "이는 지배 계급이 '깨어있는'(woke) 사상을 기업과 자산 운용에 주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깨어있는'이란 본래 흑인에 대한 차별을 인지하고 있고 이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교육받았거나 알고 있다는 의미의 단어로 1900년대 초반부터 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소수자 인권 등 폭 넓은 주제에서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의 정치적 정당성(PC, political correctnes) 운동과 사회적 정의 정책을 비판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자주 쓰던 단어이자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친(親)트럼프계 후보들이 자주 인용했다. 일부 공화 지지층 사이에서는 민주당이 지지하는 친이민과 성소수자의 권리 보호, 총기 규제, 지구온난화 대응 등을 경멸하는 단어로 통한다.

이에 디샌티스의 ESG 투자 규제법은 상징적인 조치란 해석이 나온다. 법에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등 금융 업계가 ESG가 아닌 고수익을 목표로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애매한 조항만 있을 뿐 ESG 투자 자체를 막진 않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플로리다주 연기금 등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향후 포트폴리오 기업들과 소통시 '플로리다주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다' 등의 세부 고지를 첨언해야 관련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디샌티스의 정치 행보란 해석이 나온다. ESG는 공화당의 최대 정치 자금줄인 화석연료 등 에너지와 총기 업계를 정조준하기 때문이다.

이날 법안 서명식에 탄약 제조업체 소버린 애모(Sovereign Ammo)의 공동 창업자 로라 디베네데토가 참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ESG 때문에 자사가 은행에서 대출 등 서비스 이용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간 교도소와 정신병동 운영업체인 GEO 측도 이날 서명식에 참석했는데 회사는 공화당주지사협회에 74만달러의 후원금을 기부한 바 있으며, 지난해 디샌티스 주지사 선거캠프에만 1400만달러를 후원했다.

한편 주 차원의 ESG 투자 규제 움직임은 진행형이다.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와 서부 유타 등 보수 성향의 17개 주에서 반ESG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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