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수단에서 미국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각국이 자국민 대피 작전을 시작했지만,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SRF) 간 교전이 지속되면서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철수 작전이 난항을 겪고 있다.
23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나의 명령에 따라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미 정부 요인을 철수시키는 미군 작전이 시행됐다"며 "성공적으로 그들을 안전히 데려온 우리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부티와 에티오피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 협력에 감사하며 "수단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폐쇄하고 업무를 일시 중단하지만 수단 국민과, 그들이 원하는 미래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무고한 민간인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분쟁은 반드시 멈춰야 한다면서 "교전 당사자들은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휴전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모든 미군 인력과 가족이 안전하게 대피했으며 미국은 수단에 있는 모든 미국인들의 안전을 위해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수단 정부군과 반군의 무력 충돌로 수도 하르툼 한 거리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하르툼 신화사=뉴스핌] 2023.04.19 |
로이터 통신은 "대피한 미국 정부 관계자와 다른 나라의 외교관은 100명 미만"이라고 전하며 "100명이 넘는 미군 특수 부대가 대피 작전에 투입됐지만, 총격전을 벌이지 않고 수단을 탈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날 자국민 91명과 12개국 출신 외국인 66명 포함 총 157명을 홍해 항구도시 제다로 수송을 완료했다. 이들은 수단 현지에서 차량으로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뒤 제다행 선박에 탑승했다.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군이 수단 주재 외교관과 가족들 철수시켰으며, 복잡하고 신속한 작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단 교전 상황이 악화되면서 대사관 직원들이 위협에 처했다면서, 수단에 남은 영국인 안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 연방군도 요르단에 배치된 수송기를 이용해 수단 내 자국 외교관과 개발협력 활동가와 사업가 등 250명 구출 작전을 시작했으며, 네덜란드도 이날 다른 나라와 함께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들 가운데 일부도 이날 육로를 이용한 대피를 시작했다고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일본인들은 하르툼에서 850km 떨어진 홍해 도시 포트 수단으로 이동하는 유엔의 대규모 대피행렬에 동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도 하르툼 상공에 전투기가 다시 등장한 가운데, 도시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곳곳에서 총격 음이 끊이지 않는 등 교전은 지속됐다.
교도통신은 중동 매체를 인용, 프랑스인 대피 작전 중 프랑스 호송차 1대가 공격을 입고 프랑스인 1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공격 주체와 고의성 유무 등 이와 관련 어떠한 언급도 하고 있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카타르 대피 차량 행렬도 공격을 당했다고 전했고, 주수단 이집트 외교관 한 명 역시 총격으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