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월가가 이미 부진한 실적 시즌을 마주한 가운데, 연말까지 S&P500 기업들의 실적 흐름은 하향 곡선을 그릴 예정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경고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ofA 전략가들은 S&P500 편입 기업들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이미 6% 하향됐는데,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때는 실적 하향 조정이 더욱 가속화한다면서 앞으로 추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에 빠진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2023.04.14 kwonjiun@newspim.com |
지난달 은행 파산 소식이 잇따르고 발표된 경제 지표들도 부진한 상황에서 최근 경기 침체 우려는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은 연말 침체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은 이미 시작된 상태로, 올해 기업들의 EPS 전망치는 220달러로 작년 6월 이후 13%나 하락했다. 하지만 BofA 전략가들은 올 한 해 EPS가 200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BofA 수석전략가는 "이번 실적 시즌은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가 예상되나, 가이던스와 타이트해질 신용 여건이 자본 지출 및 바이백 계획에 미칠 영향이 시장의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컨센서스는 매 분기마다 하향 조정되곤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대 초 침체 이후 분기 EPS 전망치는 다섯 분기 연속 하향됐고, 매 실적 시즌에 앞서 평균 12% 정도씩 하향됐다. 또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생했을 당시에는 실적 전망치가 6개분기 연속 평균 20% 정도 낮아졌다.
수브라마니안은 올 하반기 전망치는 지금보다 더 암울하다면서 현재의 실적 기대치가 여전히 낙관적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BofA는 필수소비재 부문에 대한 경고음을 높였고,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에서 항공, 호텔 및 외식업 관련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20% 랠리를 연출하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경우 최소 2006년 이후 가장 가파른 실적 조정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