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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나요? 아르코미술관의 '심장 뛰는' 일레트로닉 뮤직

기사입력 : 2023년04월13일 17:46

최종수정 : 2023년04월13일 17:46

아르코미술관에관한 다양한 서사 담은 작품 소개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 등 다채
"미술관의 공간성…예술과 사회의 관계성 인식"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오는 14일부터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야외 로비에 '둥둥' 베이스와 드럼 소리가 어우러진 일렉트로닉 뮤직이 울려펴질 예정이다. 음악이 시작될 듯 말듯 하다가 저절로 듣는 이들의 흥을 돋우는 이 사운드 작업은 아르코미술관에 대한 '공간'을 해석한 결과물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미술관의 공간을 동시대 작가의 경험과 사회적 기억으로 풀어내는 특별전 '기억·공간'을 기획해 오는 14일부터 7월23일까지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이현종, 아마데우스 의자(2023) [사진=예술위] 2023.04.13 89hklee@newspim.com

전시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내 위치한 미술관의 공간에 대한 작가들의 기억과 경험이 담긴 작품들이 펼쳐진다. 작가마다 미술관에 대한 기억과 해석이 다른만큼, 이를 바탕으로 한 작품의 성격과 장르도 다양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회화, 조각, 퍼포먼스, 영상, 사운드설치는 국내외 작가 9명(팀)의 23점 모두 신작이며, 작품은 전시장을 비롯해 아카이브라운지, 프로젝트스페이스, 야외 로비, 계단, 통로, 화장실 등 미술관 곳곳에서 펼쳐진다.

이현종 작가는 '아르코미술관'이란 공간을 젊은 문화가 파생된 곳으로 해석했다. 아르코미술관은 옛 경성제국대에 이어 서울대학교 문리대가 자리했고,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현장이자 4.19 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이현종 작가는 "아르코미술관을 민주화 운동과 독립운동이 일어났고 젊은 문화가 파생된 공간으로 기억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 제 사운드작업은 지역사회에서 외면받고 환대받지 못한 소리에 집중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황원해, 슬러리월(2023) [사진=예술위] 2023.04.13 89hklee@newspim.com

이어 "재즈의 역사를 보면 백인이 노예였던 흑인 연주자에게 그들이 익숙치 못한 악기를 쥐어주고 연주를 시켰는데, 무도회 이후 흑인들이 자신의 본토 음악을 백인의 악기로 연주하면서 만든 장르가 재즈"라며 "재즈는 현대 주류 음악의 기원으로 지금의 힙합, 일렉트로뮤직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현종 작가의 작품은 미술관 야외 로비에 '아마데우스 의자'(믹싱, 마스터링 고동현, 가구 제작 협업 이경진)를 비롯해 화장실에 '화장실 명언'(믹싱, 마스터링 고동현), 미술관 계단에는 '신세대 애정 표션/장소 안 가린다/ 이전같이 이러고 저러고'(믹싱, 마스터링 고동현)가 전시된다. 관람객은 장소마다 다른 리듬과 음악을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다.

임근혜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 안과 밖의 다양한 공간의 역사를 사유하고 활성화함으로써 오늘날 예술과 사회의 관계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재조명한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양승빈, SGS No.1, No.2, 구니스(2023) [사진=예술위] 2023.04.13 89hklee@newspim.com

이 외에도 아르코미술관을 설계한 김수근 건축가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한 양승빈 작가의 페이크 다큐멘터리 작품을 비롯해 미술관의 창문을 세상과 연결짓는 매개체로 보고 회화 작품을 선보인 황원해 작가의 '슬러리 월', 건물의 물리적 한계를 신체를 통해 감각하고 매개하는 퍼포먼스 영상을 선보인 문승현 작가의 작품 등 다채롭다.

미술관 내 '프로젝트 스페이스'에는 '의자에 앉는다'는 행위를 통해 신체와 장소성을 탐색하는 다이아거날 써츠(대표 김사라)의 설치작품 '앉히다:달리가 자유로워질 때'(이원규 이목원 스튜디오 실장 제작, 사진 박수환)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건축가가 만든 공간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전시된 의자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자의 형태와 다르다. 불안해 보이지만 '앉는다'는 행위에 집중돼 설계됐다. 김사라 대표는 "인간은 직립 보행하지만, 앉는 순간 다리가 자유로워진다"며 "이런 부분을 재해석하고, 앉는 행위를 통해 공간성을 인식하고, 공간과 건물에 대한 인지를 할 수 있도록 의자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다이아거날 써츠, 앉히다 다리가 자유로워질 때(2023) [사진=예술위] 2023.04.13 89hklee@newspim.com

전시는 오는 7월23일까지 이어지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소재한 아르코미술관에서 화~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및 참여할 수 있고 입장료는 무료다.

오프닝 퍼포먼스로 '마로니에 공원 303'이 14일 오후 5시 미술관 야외 로비에서 펼쳐진다. 전시 참여작가인 이현종과 DJ 제시유가 함께한다. 이 외에도 공간 연구 워크숍, 게스트 큐레이터 손세희와 SEOM:이 협업한 전시 연계 사운드워킹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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