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당사자가 화살 어디에다 겨누나"
"김일성 지시 주장은 좌파에게 역공 빌미"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논란의 당사자는 자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 최고위원이 12일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원외 중진이 김기현 대표를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고 홍 시장을 저격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논란의 당사자가 근거 없이 김 대표를 흔든다고? 집행부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한 사람으로서 논란의 당사자가 되었으면 스스로 자숙해야 하거늘 화살을 어디에다가 겨누고 있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질타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11월 25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달빛동맹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11.25 kh10890@newspim.com |
그는 과거 태 최고위원의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 발언에 대해 "굳이 주장하려면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지시로 남로당 제주 군사위원장인 김달삼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했으면 이해가 되지만 당시에는 북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던 김일성의 지시였다고 말한 것은 친북좌파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준 주장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6·25 동란 후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 책임을 뒤집어씌워 남로당 박헌영과 연안파 김두봉을 숙청하고 김일성 1인 독재 체제가 완성되지 않았던가? 같이 자숙해야 할 처지에 내가 근거 없이 흔든다니 참 어이없다. 내가 귀하처럼 근거 없이 함부로 말하는 사람인가?"라고 꼬집었다.
앞서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일부 원외에 계신 중진 분들이 김기현 대표를 구체적 근거 없이 흔들고 있다"며 "경륜 있는 분들이 지도부를 자꾸 흔들려고 하는 걸 막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당 대표를 두 차례 지낸 5선 출신 홍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일 태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와 관련해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들이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일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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