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행세' 라비에 檢 징역 2년 구형
'허위 근무일지' 나플라 2년 6개월 구형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뇌전증 환자 행세로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래퍼 라비(김원식·30)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우울증 행세로 병역을 기피하려 한 혐의를 받는 래퍼 나플라(31·최석배)에게도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검찰은 요청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김정기 판사는 11일 오전 10시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비와 나플라 등 8명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한 라비에게 징역 2년, 나플라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병역 브로커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은 뒤 병역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 30)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4.11 hwang@newspim.com |
검찰은 "병역 브로커와 조직적으로 소집해제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특히 김원식과 최석배의 경우 최초 병역 판정 이후 장기간에 걸쳐 (뇌전증 환자 행세를) 연기하는 등 범죄 죄질이 불량하다"고 봤다. 또 "이들이 법정에 이르러 자백하고 있지만 수사 당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되기 전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라비는 병역 브로커 구모(47)가 제공한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 행세를 해 2021년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아 이를 병무청 병역처분변경원에 제출했다. 라비는 이에 대한 대가로 구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고, 지난해 5월 5급 군 면제 처분을 받았다가 이후 병무청 진단 번복에 따라 4급 재판정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라비는 같은 해 10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했다.
나플라는 2021년부터 서초구청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구씨 조언에 따라 우울증 증상이 악화된 것처럼 행세해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나플라는 의무복무기간 1년 9개월 중 141일은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플라가 제대로 복무하지 않았음에도 근무일지를 허위 작성한 서초구청 공무원 등도 재판에 함께 넘겨졌다.
라비는 이날 재판장에서 미리 준비해온 반성문을 꺼내 읽으며 "복무 연기가 간절해서 어리석고 비겁한 선택을 했다"며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제 잘못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얼마나 상처를 줬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했다.
나플라는 "어렵게 얻은 인기가 너무 소중했고 군대가 늘 마음에 걸렸다"며 "TV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서 우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군 입대 통지서가 날아왔고, 활동이 중단될 경우 그간 쌓은 인기가 다 사라져버릴까봐 너무 두려웠다"고 했다.
나플라는 이어 "구씨를 따르면 군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에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며 "제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죗값을 모두 받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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