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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⑪(끝)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기사입력 : 2023년03월30일 08:02

최종수정 : 2023년03월30일 15:57

뉴스핌 창사 20주년 특별연재

431년 전, 지구상의 반대편 두 곳에서 서로 다른 침략이 벌어진다. 

하나는 고요한 아침의 우리나라 조선을 왜구들이 무력으로 침공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이 아일랜드의 젊은이들을 교육시키고 이들을 아일랜드의 각 분야에서 자신들의 앞잡이로 만들기 위하여 더블린에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었다. 

[목헌 교수의 더블린 서신] 글싣는 순서

1. '감자농사' 빈국서 1인당 명목GDP 세계 2위로
2. 대기근으로 인구 3분의 1 잃은 아일랜드 사람들이 잘사는 비결
3. 더블린 산책과 함께 하는 역사 기행
4. 영국의 강점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독립 투쟁
5. 아일랜드 글로벌 최저 법인세의 두 얼굴
6. 아일랜드의 세계 최고 기업들…기네스맥주에서 의료기기까지
7. 아일랜드 교육의 백미...중고생에 숨통 트여준 전환학년제
8.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上)
9. 피비린내 나는 분쟁에서 평화로 (下)
10. 한·아일랜드의 디아스포라와 재외동포 역량
11. 골칫덩이 국가에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위기극복 DNA 채워진 아일랜드 (끝)

모두 임진년(1592년)에 이루어진 사건들이었으며, 아일랜드에서는 영국 여왕 엘리자벳 1세를 창립자로 트리니대학(Trinity College)이 더블린의 올 핼로우즈(All Hallows) 수도원의 터에 개교하였다. 현재까지도 옥스포드 대학교와 캠브리지 대학교와의 상호 학위 인정을 하는 트리니티 대학은, 엄밀히 따져 더블린 대학교 (University of Dublin) 소속의 대학 (칼리지, College)인데, 옥스포드 (총 39개의 칼리지)와 캠브리지 대학교 (총 31개의 칼리지)와는 달리 더블린 대학교 내의 소속 대학이 트리니티 대학 하나 밖에 없다보니 '더블린 트리니티 대학 (Trinity College Dublin)'이라고 통상 부르게 되었다. 

목헌 트리니티대 교수

수 많은 인파와 자동차, 버스, 전차 등이 교차되는 더블린 시내의 한 복판에 위치한 트리니티 대학 캠퍼스의 정문에 들어서면 갑자기 정적이 흐르면서 자신이 학문의 터전에 들어 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중앙에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이 우뚝 서 있는 캠퍼니일 (Campanile) 종탑이다. 

이 종탑과 주위의 건물들은 18세기 중반 경부터 지어졌으며, 가장 오래된 건물은 1700년에 지어진 캠퍼니일 종탑 뒤편의 빨간 벽돌 건물 루브릭스(The Rubrics)이다. 루브릭스 건물은 강의실이나 연구실도 아닌, 트리니티 대학교의 은퇴하신 명예 교수님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어른 공경 사상이 비단 우리의 유교 문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 문화에도 얼마든지 내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그러나 누가 실용주의의 서구 사회가 아니라 할 까봐 명분만으로 노교수님들을 모시는 것은 아니다. 루브릭스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결정하신 분들은 당연히 그간의 평생 소유 재산을 처분하고 들어오시는 것인만큼, 그 재산을 대학에 기증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대학교 미술관이 소장한 값진 여러 명화도 명예 교수님들께서 대학에 남겨주신 것들이라 한다. 

종탑을 보고 있노라면 좌측과 우측 각각에 트리니티 대학교를 과거에 빛낸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우측의 동상은 19세기 중반의 신학자와 역사가이자 작가인 윌리엄 렉키(William Lecky)로, 당시에 펜대 하나로 영국과 아일랜드의 위정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자세로 좌정하고 있다.

윌리엄 렉키 동상과 캠퍼니일 종탑. [사진=목헌 교수] 2023.03.30 yjlee@newspim.com

반면 좌측의 동상은 19세기 말에 트리니티 대학교의 총장(프로보스트, Provost)을 역임한 조지 새몬(George Salmon)으로, 앉아있는 자세를 비롯하여 얼굴 표정까지 그다지 편안한 모습이 아님을 볼 수 있다.

때는 19세기 말,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건장한 장정들은 100여년전에 시작된 산업 혁명 덕분에 그 경제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던 영국의 광산과 공장의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 결과, 아일랜드의 농촌 가정들은 여성들이 가업을 수행하는, 흡사 모계 사회와 같은 공동체를 구성하고 있었다. 이로 인하여 여성도 대학 교육을 받아야 마땅하다는 의식이 아일랜드에 스며들기 시작하였고, 트리니티 대학교 역시 대학 답게 진보적인 사상을 가지고 이에 대한 깊은 검토를 시작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이 때 총장 프로보스트로 재임 중이던 조지 새몬은 여대학생의 입학을 강력하게 반대하였고, 이 때문에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당시의 아일랜드 의회의 의원들은 자신을 의원으로 뽑아준 각 지역구의 여성 투표자들로부터 왜 여성이 동등하게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는가를 집요하게 추궁을 받게 된다.

◆여성에게 정규 수학의 기회를 제공한 트리니티 대학

이들 의원 및 위정자들의 압력을 받은 조지 새몬 총장은 마지 못하여 마침내 1903년, 여성의 입학을 허락하게 된다. 이전에 자신의 주검을 넘기 전에는 ("over my dead body") 절대로 여성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새몬 총장은, 여성의 입학을 승인한 지 채 반년도 안되어 1904년에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되고, 트리니티에 들어온 최초의 여성 학생들은 결국 새몬의 예언 그대로 입학을 한 셈이다.

한 가지 참고할 사실은, 유럽의 남녀 공학 대학들은 1904년 당시에 이미 있었으나, 옥스포드 대학교는 1920년이 되어서야, 그리고 캠브리지 대학교는 1948년이 되어서야 여학생이 정식으로 학위를 수여 받게 되었다.

결국은 새몬 총장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은 여성에게 정규 수학의 기회를 이 두 대학보다 선구자적으로 제공하는 대학교가 된 셈이다. 상기에서 언급한 새몬의 석상은 그가 여성의 대학교 입학을 허락하는 과정 중의 심적인 고통을 그렸다고들 한다. 

조지 새몬 총장 석상. [사진= 목헌 교수] 2023.03.30 yjlee@newspim.com

이렇듯 이미 수백년 전부터 여성을 존중하던 아일랜드는 그간의 불평등했던 제도들을 다른 나라에 비해 먼저 고쳐가며 여성을 중용하는 나라로 발전하게 된다.

그 결과, 매리 로빈슨(Mary Robinson, 1990-1997)과 매리 맥알리스(Mary McAleese, 1997-2011) 두 국가 대통령과 린다 도일(Linda Doyle) 현 트리니티대 총장 등 훌륭한 정치가와 학자들이 리더쉽을 발휘하며, 그 훌륭한 맥을 아일랜드의 남녀 모두 실천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1990-2000년대의 '켈틱 호랑이 (Celtic Tiger)'로 불리기 이전에도 트리니티 대학교는 400여년의 학문 탐구 전통을 통하여 아일랜드의 최고 명문 대학은 물론 유럽의 엘리트 대학교로 인정을 받고 있었으며, 전통적으로 법학, 문학 그리고 인문학에서 명성을 날렸다. 꾸준한 연구 중심의 역사를 가진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은 이후 자연과학 분야에도 꽃을 피워, 의학, 수학, 면역학, 정보 과학, 나노 과학 등의 분야에서 출중하게 되고, 대학 랭킹이 유행하기 시작하는 2000년 부터 세계 50위권의 대학으로 인정을 받아 2009년에는 세계 43위의 대학교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안타깝게도, 아일랜드의 경제도, 아일랜드의 국민의 삶도, 그리고 당연히 아일랜드의 대표적인 공적인 기관 중의 하나인 트리니티 대학도 2009-2010년의 유럽의 재정 위기를 맞아, 생존을 위한 벡터의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의 국가 부채 위기 앞에 선 아일랜드

2009-2010년의 유럽의 재정 위기를 간략하게 설명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가 되겠으나,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2007-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로 인하여 미국에서 4번째로 컸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가 파산하고 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오자, 세계 은행들의 대출이 얼어붙기 시작하였고, 특히 금리가 낮을 때에 마스트리히트 조약(Maastricht Treaty)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채를 과다하게 발행한 EU 국가들이 자신들의 만기를 메꿀 방법이 없어지게 되었다.

이 중의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국가들은 묶어서 PIGS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그리고 스페인) 라 불렸으며, 당시 아일랜드는 미국과 비슷하게 주택 시장이 붕괴되고 무제한 집 담보 대출을 해주던 은행들이 도산 직전이 되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의 긴급 대처로, 2008년 9월, EU 국가 재정 역사상 참으로 용감한 (또는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판단하건대 참으로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아일랜드 자국 은행들의 모든 예금과 부채에 대해 정부가 보증을 서 주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로 인하여 GDP 대비 국가 부채가 밤새 90%로 껑충 뛰고, 급기야 2012년에는 120%까지 오르게 되었다. 아울러 재정 적자가 GDP 대비 30%에 다다라,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기준치인 3%의 10배가 되는 경제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은행을 살렸지만 이제는 국가 경제와 정부를 살려야 할 필요가 생김에 따라, 아일랜드는 2010년 11월에 정식으로 EU와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이에 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PIGS 등의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하여 신설되었던 유럽 재정 안정 기금(EFSF, European Financial Stability Facility), 그리고 IMF등은 곧 아일랜드에게 682억 유로를 지원하게 된다. (참고로 그리스는 3,019억 유로, 포르투갈은 768억 유로, 그리고 스페인은 413억 유로를 받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지시간 16일 수변도시 정책현장 시찰을 위해 찾은 아일랜드 더블린시 도크랜드 현장에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영국 런던=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03.18 peterbreak22@newspim.com

아울러, 흡사 1997년의 우리나라가 IMF에 구제 금융을 받은 경우처럼, 유럽 중앙 은행(ECB)과 IMF는 아일랜드에 혹독한 재정 감축을 요구하여, 공공 섹터의 감봉 감원 등의 구조 조정, 최저 임금 삭감, 소비세 인상, 그리고 소득세와는 별도로 모든 소득자에게 보편적 사회 요금(USC, Universal Social Charge)이라는 임시 누진세의 부과 등을 시행하도록 하였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이 있다면, 아일랜드 정부는 그 누가 요구하더라도, 12.5%의 법인세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켰던 것이다. 

쉽게 말해, 아일랜드는 민간 부문의 부채를 정부가 떠 안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로 인한 국가의 재정 위기는 국민이 책임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전 <더블린 서신>에서 간간히 보셨던 바와 같이, 아일랜드 국민은 이런 식으로, 공동 운명체적인 결정을 자의반 타의반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항상 전화위복의 긍정적인 스토리로 귀결되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아일랜드 국민이 이끈 위기의 극복

2008-2010년 사이의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허리 띠를 졸라맨 아일랜드 국민은 이후 5년간 뼈와 살을 깎는 어려운 기간을 보낸다. 2010-2013 연평균 실업률이 13%를 웃돌았고, 자영업 중 서비스 업계가 붕괴되고,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아일랜드 국민은 흡사 160년전의 감자 기근 당시처럼 해외로 이민가게 되어 전체 인구의 약 10%인 50만 정도의 감소를 보게 된다. 길거리에는 노숙자들이 급증하였으며, 과잉 평가된 자산 버블이 터짐에 따라 자기 집 값이 3분의 1로 추락하고 대졸 젊은이들의 안정적인 직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자유 시장 경제 체제하에서 겪는 구조 조정의 일반적인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공 부문,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새롭게 뜨는 유망 분야로 전환하기 위하여 대학에 다시 입학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정을 필자도 트리니티 대학에서 직접 보게 되었는데, 30-40대 만학도들이 대학에 다시 들어와서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학생들보다도 열심히 공부하고 실험 실습에 임하며 집요하게 질문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일랜드 국기를 흔들며 환호하는 더블린 시민들.[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렇듯 과열된 자본 유입과 건설 경기로 인하여 금융 부문이 사실 책임져야 할 문제 때문에, 다시 말해 국민 개개인의 잘못이 절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겨운 약 10년의 잃어버린 세월을 공동 운명체적인 혼신으로 보낸 아일랜드는, 한 때는 PIGS 국가 중의 하나로 간주되었으나 남 유럽의 국가들과는 달리 재정 건전화와 구조 조정에 성공하고 만다.

고용 보호 수준이 하락하고 임금 수준이 감소하여 불평등이 증가됨에도 불구하고,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과 "모든 이해 당사자들(stakeholders)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희생과 양보를 통한 상생"을 구하는 노사 합의 덕분에 2008년 서유럽에서 단위 노동 비용(ULC; Unit Labor Costs)이 가장 높았던 아일랜드가 어느덧 2015년에는 독일보다도 낮아져, 경제 위기 이후 10년 사이에 단위 노동 비용이 가장 많이 하락한 EU 국가가 되었다.

우리나라처럼 수출 지향적이고 지식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아일랜드이다 보니 내적 절하(internal devaluation)를 통한 생산성이 증가하고 경쟁력이 회복되었으며, 아울러 노동 시장과 상품 시장의 유연성 덕분에 2016년에는 이미 EU 의 평균 실업률 이하를 기록하였고, 2018년에는 실업률 5%로 경제 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복귀되었다. 

다른 나라들로부터 쉬운 타겟으로 계속 지적 받아 왔던 재정 수지면에서도 아일랜드는 경제 위기 초창기의 피를 말리는 재정 건전화 정책과 긴축 재정으로 세출을 줄여, GDP 대비 30%이었던 재정 적자는 2014년에는 상상도 못했을 법한 흑자로 돌아섰다. 아울러2012년에120%이었던 GDP 대비 국가 채무가 2019년에는 58.8%로 감소하여, 마스트리히트 조약의 기준치에 합격하였을 뿐만 아니라 독일의 59.8% 보다도 낮은 채무를 지게 되었다.

더욱이 경제 위기 기간 이후의 경제 성장률 회복은 1990년대의 고도 성장 만큼이나 놀랍다. 2014년 부터 2020년 까지의 아일랜드의 GDP 연평균 성장률은 약 12%를 보이고 있으며 2015년에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26.2% (다국적 기업의 기여를 제외시킨 GNI로 따지더라도 11.9%이며, 이 역시 OECD 중에서도 가장 높음)를 기록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떠났던 백성들이 다시 돌아오고 호전된 경제로 새로운 이민이 들어와서 현재 인구는 5백만을 넘어서게 되었다. 

이 모든 노력으로 아일랜드는 2012년 7월 성공적인 장기 국채 발행을 통하여 국제 금융 시장에 복귀하였으며 2013년 12월에는 그 동안 받았던 모든 구제 금융을 상환하여 유로존(Eurozone) 국가 중에서 최초로 구제 금융을 졸업(종료)하였다. 그리고 그 덕분에 (아일랜드 국민의 눈물나는 환란 극복을 인정하기 보다는 EU와 특히 독일의 경제 회생 극약 처방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베를린과 브뤼셀의 역작 (Poster Child)"으로 홍보되고, 아일랜드와 함께 뼈를 깎는 개혁을 진행 중이던 남 유럽 등의 다른 국가에게 "긴축 정책의 모범생(model pupil)"으로 지칭 받기까지 하였다. 실로 아일랜드는 이를 계기로 19세기 중반의 감자 기근에서 벗어난 나라로서 어떠한 역경도 극복할 수 있는 와신상담(臥薪嘗膽) 절치부심(切齒腐心)의 민족성을 보유하고 있음을 한 번 더 전 세계에 보여주게 되었다. 

◆재정 위기 중의 트리니티 대학교

많은 사람들로부터 트리니티 대학교가 국립 대학 또는 사립 대학인지 종종 질문을 받게된다. 학교 설립의 차원에서 엄격히 따지면 역사적으로 왕립(王立) 대학교이고, 학교 재원 및 운영면에 있어서는 트리니티 대학교 뿐만 아니라 아일랜드의 대부분의 대학교, 아니 유럽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모두 국가 또는 지방 자치의 재정적인 지원에 의존하여 운영되는 공공 기관으로 여기는 것이 맞을 것이다.

다시 말해, 국민 모두에게 대학 교육의 기회를 준다는 유럽의 일반적인 정서 때문에 (우리나라, 일본, 미국 등과는 달리) 학생들의 수업료와 등록금, 그리고 사적 기금 가지고는 온전한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정부에서 각 대학교의 학생수, 사회 공헌도, 연구 개발 기여 등을 감안하여 대학 지원금을 국가 예산에 반영한다. 아일랜드의 회계연도 2023년 경우, 교육 관련 예산이 아일랜드 전체 예산의 11.1% 정도이며, 이 중 3분의 1이 대학교의 학생, 교직원, 인프라의 지원으로 (연구 개발 혁신 지원은 별도) 사용된다. 

최영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23일 소냐 하일랜드 아일랜드 외교부 부차관과 외교부 서희홀에서 한-아일랜드 워킹홀리데이 양해각서(MOU) 개정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3.02.23 [사진=외교부]

학생수가 20,000 여명 (이 중 3분의 1이 대학원생), 교직원이 4600여명 (이 중 5분의 1이 교수)인 트리니티 대학교는 총 턴오버(turnover)가 4억 유로 정도로, 이 중 40% 만이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으로 이루어진다. 상기의 2008-2010년의 경제 위기 당시의 긴축 재정 때문에 대폭 감소된 지원이 바로 이 부분으로, 경제 위기 이전에는 대학 전체 예산의 80%이었던 정부 지원이 이제는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본디 긴축 재정 하에서는 국민을 위한 보건 의료 복지, 그리고 교육이 최우선 순위이고 대학과 공공 기관 등의 연구 개발 혁신은 어쩔 수 없이 뒤로 밀리는 법이다. 따라서 대학의 재정 지원 감소는 안타깝게도 트리니티를 비롯한 아일랜드 대학교들의 연구 개발 지원의 감소를 의미하였고, 이 부족분이 세계 대학 랭킹에 바로 반영되었다.

2009년 세계 43위의 대학교로 자리매김을 한 트리니티 대학교는 그 후 세계 순위가 미끄러지기 시작하여 QS 랭킹으로는 2011년에는 65위, 2015년에는 71위, 2018년에는 88위, 2020년에는 108위, 그러다가 다행히 2022년에는 그 회복을 시작하여 10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증명 받는 것이 있다면 우선 한 국가 경제의 건강 상태와 그 나라 대학들의 세계 기술 선도력이 (약 3-5년의 시간차가 있으나) 반드시 함께 동반된다는 것이며, 요사이의 대학 순위 매김이 고도로 발달되어 이제는 과거의 전통과 명성만으로는 세계 랭킹에서 버틸 수 없다는 것이라 하겠다.

트리니티 대학의 경우 이의 회복을 위하여 대학교 내에 수 많은 새 프로그램들이 펼쳐졌으며, 중요한 점이라면 더 이상의 형식적이고 정형적인 단순 '과제' 시스템에서 벗어나, 효율을 중시하며 가장 실질적이고 영양가 있는 활동으로 이어지도록 격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흔히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일랜드 등의 작은 나라에서는 기초 보다는 응용 연구만 선호하고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의 연구 개발 지원은 우선 학문적으로 그 탁월함(excellence)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연구 과제를 지원하되, 그 다음에 경제와 사회에의 영향(impact)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고, 바로 그 철학 덕분에 트리니티 대학교가 10여 학문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아일랜드의 최고가는 정신 문화 유산, 켈즈 사본

객관적인 탁월함과 사회에의 영향 이야기가 나왔으니, 트리니티 대학교에 소장된 켈즈 사본(Book of Kells)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유산을 지정하고 관리하는 국보 제도가 아일랜드에 똑같이 있는 것은 아니나, 만약 우리나라의 국보 제 1호가 서울 숭례문이면 아일랜드의 제1호는 켈즈 사본이라 하여야 할 것이다. 1200여년전 (AD 800년 경), 스코들랜드의 아이오나(Iona) 섬에 위치한 수도원에 아이리쉬 수사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구도자의 자세로 자신의 신앙의 완성에 다다르기 위한 수단으로 성경을 직접 손으로 필사하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 10권"에 꼽히는 켈즈 사본은 송아지 가죽(vellum)에 수사들이 직접 신약 성경의 4 복음 – 마태, 마가, 누가, 그리고 요한 복음 - 을 필사한 (요사이의 책 출판 양식으로 설명하자면) 초 호화 컬러판 양장본으로, 필사 및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에 혼신을 다한 정성과 예술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아일랜드의 정신 문화 유산이다. 과거에 이웃 나라는 물론 멀리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고 지배했던 유럽 국가 (예를 들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등)의 큰 도시에서는 그들 각각의 찬란한 물질 문화 유산, 즉 오래된 성, 요새, 신전, 성당, 기념탑, 공원 등을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의 식민지로 오래 존재해왔던 아일랜드에서는 (그리고 어찌 보면 거대 스케일로 눈에 띄는 것을 만들기 보다는 종교적이고 지적인 문화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도) 정신 문화 유산이 도리어 존중을 더 받는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일랜드의 켈즈 사본의 국민 정서상의 위치는 우리나라에서 훈민정음이나 팔만대장경을 국보 1호로 삼는 것과 동일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 풍경 [사진= 로이터 뉴스핌]

켈즈 사본은 약 4-5명의 필사가(scribe), 그리고 3-4 명의 화가들이 약 185 마리의 송아지 가죽으로 된 지면에 각자의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으로 혼신을 다하여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라틴어로 쓰여진 텍스트 부분은 각 필사가가 자신의 스타일, 자신의 선호하는 색깔을 사용하며 성경 내용을 정성껏 써 갔으며, 중간 중간 있는 비어 있는 페이지 공간 전체의 일러스트를 담당하는 화가들은 전통적인 아이리쉬 문양과 무늬를 섞어 넣으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정교함과 디테일(details) 뿐만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붓획마다 번득이는 재치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전시용의 실물을 직접 보더라도 불가능하게만 보이는 작은 그림과 채색이 빽빽이 들어 찬 화보들은, 그 당시에 돋보기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화가들이 직접 손을 대기 전에 얼마나 많은 사전 구상과 계획이 필요했는지를 바로 느끼게끔 한다. 

그 당시 매 년 아이오나 섬에 찾아오는 것이 있었으니 찬란한 봄 햇살도 아니요 곡식이 무르익도록 도와주는 따뜻한 여름도 아닌,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배 타고 오는 바이킹 도적들이었다. 강도와 강간과 약탈과 살인을 서슴없이 자행한 이들은, 아이오나 섬의 수도원에 방화를 지르는 횟수가 하도 많아, 결국 아이오나 수도원에서는 정성 들여 제작하였던 사본을 보존하기 위하여 그들의 아일랜드 현지 파송 교회인 아일랜드 켈즈 지역의 수도원으로 피신을 보내게 되었다.

그러나 거기에서 600여년 이상 보관되면서 여전히 바이킹 도적들로 부터 정기적으로 위협을 받으며 심지어는 도난까지 당하고, 켈즈 수도원의 화재 마저도 견디는 수난을 겪게 되었다. 이것을 보다 못해 이 지역의 교구장이자 트리니티 대학교의 부총장을 겸직하고 있었던 헨리 존스(Henry Jones) 주교의 제안으로 켈즈 사본은 1661년에 트리니티 대학교의 현재의 안전한 위치로 옮겨지고, 오늘에 이르러 매년 80만명의 관광객이 이 신비의 명품을 관람하고 있다. 

성경 구절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를 숙지하며 켈즈 사본을 제작하고 있었던 수사들은 이 책을 쓰는 데에 있어서 개인적인 열심은 물론 비용도 아끼지 않았다. 글씨를 쓰고 화보를 그리는 데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대부분 식물 또는 광물 유래의 염료였는데 보라, 라일락, 빨강, 분홍, 녹색, 그리고 노랑 등의 총천연색이 모두 사용되었으며 한가지 가설로 멀리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만 입수할 수 있는 라피스 라줄리(lapis lazuli)라 하는 군청색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당시의 염료들은 천연물로 부터 직접 추출되었기 때문에 19세기 인상파 화가들이 배합하며 사용했던 화학물감과는 달리 자외선으로 부터 산화되거나 변색되는 일이 없어서 1200여년이 되도록 원래의 강렬한 색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굴의 켈틱 호랑이 (Celtic Tiger)

이렇듯 아일랜드는 일도 많고 탈도 많고 악연도 많고 불행도 많음에도 불구하고, 넘어지고 깨어지고 고꾸라지더라도 불굴의 의지와 끈질긴 생명력으로 2000 여년의 모든 환란을 극복하였다. 19세기 중반의 감자 기근 때문에 백만명이 아사하고 백만명이 해외로 건너갔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 살아남은 백성들은 나라를 재건하고 그 후손들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여 명목상 GDP 세계 2위의 나라, 아니 조금 더 실질적인 일인당 국민 총소득 (GNI, Gross National Income) 통계로 비교하더라도 세계 5위의 나라를 이룩하였다.

그리고 800년 동안 영국에게 주권을 빼앗겨 수 많은 항쟁을 하고, 불과 25년 전 까지만 해도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 서로 폭탄 테러를 자행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아일랜드 공화국과 북아일랜드가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국민 투표를 통하여 성금요일 협정 (Good Friday Agreement)을 체결하고 평화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아일랜드 민족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불과 15년전에 국가 부채 위기를 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모두가 개인의 유익을 버려가며 경제를 살려 다른 어떤 나라 보다 구제 금융에서 가장 먼저 졸업하여 "유럽의 실리콘 밸리"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아일랜드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관광명소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03

헤아릴 수 없는 수 많은 슬픔과 기쁨의 교차를 산문으로 싯구로 들려 주는 탁월한 문인들 덕분에 4번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나라인 아일랜드이다. 아울러 동일한 기쁨과 슬픔의 교차를 노래가락에 실어 읊어주는 멋진 음악가들 덕분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7번의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Eurovision Song Contest) 우승자를 배출한 아일랜드이다.

뜻하지 않고 예기치 못하고 원하지 않았던 수 많은 국가적인 환란을 수 없이 극복하여, 좀 여위기는 하였으나 이제는 지방질보다는 근육질이 붙은 21세기의 켈틱 타이거(Celtic Tiger) 아일랜드의 맹활약, 유럽은 물론 전 세계가 주목할 필요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날을 기대하며 기네스 맥주 한 파인트나 음미할까. (끝)

* 목헌 교수는 = 아일랜드에 2006년에 정착한 후 현재까지 트리니티 대학교 (Trinity College Dublin)의 생화학⋅면역학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단백질 3차 구조 연구 및 항암제 개발을 수행하고, 신약 개발 회사인 해믈리트 파마 (HAMLET Pharma, 스웨덴)의 기술 고문을 맡고 있다. 또, EU와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의 산업 기술 개발을 위하여 설립한 공동 연구개발 R&D네트워크인 유레카 (Eureka)의 전문 심사 위원, ICMRBS 의 이사 등을 지내고 있다. 목 교수는 서울 대학교 약학 계열 1학년 과정을 이수한 후 도미, 버클리 대학교 (UC Berkeley) 에서 학사, 퍼듀 대학교에서 (Purdue University) 박사, CJ제일제당 종합 연구소 선임 연구원, 그리고 영국 외무성 치브닝 Chevening 장학생으로 옥스포드 대학교 (University of Oxford)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바 있다.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며, 그 실천을 생색내지 않고 묵묵히, 꾸준히 하는 아름다운 분들을 벗삼으며, 더블린 한글 학교 발기위원장 그리고 아일랜드 한인회장을 역임하고, 수행하는 연구와 더불어 아일랜드에서의 재외 한국인의 위상 제고 및 그늘진 곳에 살며 탄식하는 아일랜드인의 구제 활동에 몸과 마음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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