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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정정미 "검수완박 결론 존중…재판관 비양심 지적 동의 못해"

기사입력 : 2023년03월29일 16:56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16:56

민주당, 농지법 위반 의혹 지적
"정부 제3자 변제안, 대법 판결 위배 아냐"
"임기 끝나면 공익적인 일 하고파"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정정미(54·사법연수원 25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날에 이어 헌재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권한쟁의심판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벌어졌다.

정 후보자는 헌재의 판결에 대해 법리적인 비판을 할 수는 있더라도 결론은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9일 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의 첫 질의에 나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9 leehs@newspim.com

정 후보자는 "부모님이 농사를 짓기 위해 부모님 명의로 땅을 사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버지께서 제 명의로 사셨다고 말씀해주셨다"며 "그 때 계약을 파기하고 소유권을 아버지께 드리는 방향으로 사태를 바로 잡았어야 하는데 상태를 방치한 제 커다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위원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을 송구하게 받아들이고 바로 아버님께 소유권을 이전하도록 하겠다"며 "제 도장이 찍힌 부분도 인사 검증 서류를 내면서 확인했고, 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부분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판결과 관련해 재판관들이 양심을 버렸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정 후보자는 "제가 후보자 지위에서 어떤 판단 하는게 적절치 않아 보이긴 하지만 양심을 버렸다는 주장은 동의할 수 없다"며 "헌법재판소의 결론에 대해 법리적인 비판을 할 순 있지만 그 자체는 존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정연구회 출신 재판관을 향한 지적에 대해서도 "재판관님들이 어떤 정치적인 지향이나 본인이 가입하셨던 연구회의 의사에 따라 재판을 하셨다곤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제3자 변제안을 제안한 것이 대법원 판결이 위배되는 게 아니냐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는 "사법부 판결에 위배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 당연히 사법부 판결을 존중할 것이라 믿고 있고, 발언의 뉘앙스만 가지고 위배 여부를 단정지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 또한 정 후보자에게 검수완박 판결과 관련해 국정운영에 책임이 있는 이들의 무차별적인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정 후보자는 "법치주의 관점에서 국가기관들은 법원이나 헌재의 판단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한다"며 "최종 판단을 수용하지 않더라도 원천적으로 그 판단을 부인하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헌정질서 문란이라고 보느냐"는 질의에는, "비판하는 분들이 그런 의도로 (비판)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받고 있다. 2023.03.29 leehs@newspim.com

정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퇴임 후 전관예우를 통한 사익추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전관예우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물으며, 임기를 다 마치면 변호사 개업에 나설 의향이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미래의 일이기 때문에 한다, 안 한다고 말씀드리면 나중에 거짓말이 될 수 있어 일말의 가능성을 말씀드린다. 전관예우 받겠다는 의도는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조 의원이 "헌법재판관 출신이 변호사를 개업하면 클라이언트들이 몰리고, 그게 전관예우라는걸 모르냐"고 재차 묻자 "저는 공익적인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일을 할 때 변호사 자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관예우를 위한 사익추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질의에 "네 약속합니다"라고 했다.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정 후보자는 "어머니는 저에게 만인을 구하는 부처님이 되라며 항상 사람을 구하는 마음을 품고 살라고 가르치셨다"며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은 법관 생활을 하는 데에 마음의 지표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 사회적 갈등을 통합, 조정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사회, 젊은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사회를 만드는 그런 헌법재판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김형두, 정정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마무리 됨에 따라 조만간 대통령 임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관은 대법관과 달리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아 청문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두 후보자는 지난 28일 퇴임한 이선애 재판관과 다음달 16일 정년으로 퇴임하는 이석태 재판관의 후임 자리에 앉게 된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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