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사랑재에서 정책설명회 열어
"비례성·대표성 강화로 국민 불신 벗어나야"
"작은 이익에 안주하면 엄중한 국민 비판"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모든 국회의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은 이익에 안주하는 정치세력은 엄중한 국민 비판 받을 것"이라며 의원 정수 증가 반대 등을 이유로 선거제 개편을 늦추려는 움직임에 경고장을 날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정책설명회는 정개특위 제안 선거제 개편안과 전원위원회 운영 계획, 국회 입법과정의 실제와 변화를 위한 노력에 관해 열렸다. 2023.03.21 leehs@newspim.com |
김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선거제 개편 방향과 전원위원회 운영계획 ▲국회 입법과정의 실제와 변화를 위한 노력에 관한 정책설명회를 개최했다.
김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아직도 많은 분이 선거제도는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국회의원들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며 "27일 시작되는 전원위원회 개최 이전에 선거제 개혁의 주요 내용과 전원위원회 구성·운영 계획을 언론인들께 공유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최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의결한 선거제 결의안 중 1안과 2안에 국회의원 정수를 50명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됨에 따라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여야 합의가 있는 것으로 잘못 전달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이번 설명회를 통해 관련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지난 17일 정치관계법소위를 열고 국회 전원위원회에 올릴 선거제도 개편안을 3개로 압축했다.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가 제안한 안을 바탕으로 구성됐으며 ▲소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제 ▲소선거구제+권역별·준연동형 비례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권역별·병립형 비례대표제 등이다.
이 중 1안과 2안은 모두 의원 정수를 50명 확대해 총 350명으로 늘어나는 것을 골자로 하며 세번째 안은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도농복합 선거구제를 통해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것이다.
여야는 오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원위 구성을 의결하며, 김 의장은 오는 27일부터 2주간 5~6차례 전원위 회의를 개최하고 다음달 28일 본회의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정책설명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정책설명회는 정개특위 제안 선거제 개편안과 전원위원회 운영 계획, 국회 입법과정의 실제와 변화를 위한 노력에 관해 열렸다. 2023.03.21 leehs@newspim.com |
김 의장은 현행 선거제가 가져온 승자독식의 양당구조와 극한 대립의 발생 매커니즘을 설명하며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선거제 개혁이 필수적이며, 그 어느 때보다 여건이 성숙한 만큼 전원위원회를 통해 반드시 선거제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의장은 "상대 당보다 한 표만 더 얻으면 당선되는 소선거구제의 특성으로 인해 승자독식에 따른 양당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민주화 이후 12~21대 선거 평균 사표 비율이 무려 49.98%로서 국민의 의사 절반이 무시되는 왜곡된 정치구조가 형성되었다"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이어 "각 당이 상대 당보다 한 표 더 얻기 위해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행태 하에서 SNS를 통한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 의사 발표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나쁜 형태의 팬덤 정치가 발생하고, 여기에 대통령 5년 단임제까지 결합되면서 극한대립의 정치구도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의장은 또 "국회가 자기 진영의 지지자 결집을 위한 선전장으로 오용되는 소위 '지정석 민주주의'가 지속되고 있다"며 "각 당이 진영정치를 강화하는 기본적인 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진영 간 갈등과 대립이 악화되고, 지방소멸 현상에 정치권이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한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장은 "당초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다양한 정치 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 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정당이 비례대표 공천 순위를 결정하고 국민은 사람이 아닌 정당에 투표(폐쇄형)하도록 함에 따라 각 당이 비례대표 제도를 자당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전사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오용하고 있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나 위성정당 출현으로 국민의 정치 불신이 극대화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이어 "정치개혁을 해야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에 걸친 대전환에 대응해 국회가 제 역할을 하고 국민의 불신을 벗어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협치를 제도화해야 하며, 사표를 최소화해 정치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직결된 선거제 개혁을 정개특위 위원 몇 명이 결론내기는 어렵다"며 "선거제 개혁은 국회의원 자신들이 참여할 경쟁의 룰을 만드는 작업인 만큼 300명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며, 신속·집중·숙의의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전원위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한 대한민국이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으며 이제 세계 초일류 국가들과 경쟁해야 한다"며 "국민의 90% 이상이 정치개혁과 선거제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국회의원 144분이 초당적 정치개혁 모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도 개혁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는 등 어느 때보다도 우호적인 선거제 개편 환경이 갖춰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작은 이익에 안주해 선거제 개편을 반대하거나 방해하려는 정치 세력은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