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분쟁 주관‧인수금융사로 등판
자금 융통을 통한 재무적 파트너로 활동 가능성 높여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의 지배구조 개편과 인수·합병(M&A) 등을 요구하면서 증권사들의 IB부문이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부터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가 이뤄진 가운데 최근 경영권 분쟁이 촉발로 자문·공개매수 주관·인수금융 등이 활발해지며 새로운 수익원이 마련된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2023.03.08 ymh7536@newspim.com |
8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SM)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분쟁 건으로 금융 자문부터 공개매수 등 증권사들의 IB 부문 일거리가 늘어났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얼라인)에서 시작된 SM 경영권 분쟁의 경우 하이브가 'SM 경영진-얼라인-카카오' 연합전선에 맞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현재 하이브는 카카오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한 SM 현 경영진에 맞서,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 지분(14.8%)을 매입하고 이와 별도로 다음 달 1일까지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현재 이 공개매수 주관사를 삼성증권이 맡았다. 공개매수 관련 자문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증권사는 기업이 적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결정하고 효율적인 투자자 모집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자문을 제공한다. 공개매수를 성공시킨 이력이 많아질수록 '트랙 레코드'가 쌓여 이후 나오는 주관사 계약을 따내기 유리해진다.
다만 경영권 분쟁이 끝나지 않아 향후 귀추가 중요한 데다 삼성증권의 공개매수 주관 수수료 수익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 경우 카카오 측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이 등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작년 말 한국투자증권이 지주 및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을 모두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다. NH투자증권은 MBK파트너스와 UCK(유니슨캐피탈코리아)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전을 위해 관련 자문과 공개매수 주관을 맡았다.
특히 NH투자증권의 오스템임플란트 건의 경우 공개매수 자문·주관 수수료 외에도 대출 이자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컨소시엄이 2조 1000억원에 이르는 공개매수 자금을 마련할 때, NH투자증권이 1조 7000억원을 브릿지론 형태로 제공해서다.
통상 공개매수에 나설 때는 대금 전부를 사전에 예치해야 해 인수자의 부담이 크다. 그런데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이 자금력을 이용해 컨소시엄에 조 단위 자금을 빌려줌으로서 향후 컨소시엄의 재무적 파트너로 추가 활동할 가능성도 커졌다.
증권업계는 행동주의펀드에서 비롯된 경영권 분쟁을 새로운 기회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PF와 위탁거래수수료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실적 악화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실적 반영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주선·주관 건들의 사업기회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와 삼성증권, MBK파트너스와 NH투자증권도 각각 친분이 두터워 꾸준히 재무적 파트너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점은 업계에 공공연하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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