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휴가제 가능하겠나...현장서도 의문"
"월 100시간 연장근로, 누가 중소기업서 일하겠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은 7일 정부의 '주 52시간제' 개편과 관련해 "일 많을 때는 1주에 총 근로시간 64시간 몰아 쓰면 사흘 내내 4시간마다 30분 휴게시간 주고 4일 내내 밤샘 근무도 합법적이라는 얘기가 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전태일 열사가 청계피복에 있을 때 잠 안 자는 약 먹고 일하는 상황으로까지 방치하는 꼴이 되는 것을 합법화한다는 건데 이렇게 하면 사람이 살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우원식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국회(정기회) 제8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1.11 pangin@newspim.com |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 경제장관회의에서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근로시간을 관리하도록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바꾸면서 출퇴근 사이 11시간 휴식 의무를 지킬 경우 주 단위 근로 시간은 '최대 69시간'까지 가능해진다.
이와 관련 우 의원은 "OECD 최장 노동 시간 때문에 가장 과로사가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랫동안 논의를 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2018년에 주 52시간제가 확립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사실 '워라밸'이 시작됐다. 근데 (주 52시간제 개편은) 이게 없어진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11시간 휴식을 주면서 69시간 일하는 건 6일 내내 잠자고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빼고 나머지 시간을 다 일해라 이런 거다. 69시간이라는 게 그런 의미"라고 직격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장기휴가제'에 대해서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일이 많아서 초과 근무까지 해야 되는데 장기 휴가가 가능할 수 있을지 현장에서 의문시 한다"며 "정부가 2015년부터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연가저축제를 실험했다. 그런데 해보니까 일은 많고 눈치 보는 사람들도 많고 그래서 결국 실패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계속해서 중소기업 측에서 주장하는 연장근로 추가 개선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의 여러 고충도 이해는 하지만 월 100시간, 연 720시간 연장 근로 늘린다고 하면 누가 중소기업에 가서 일하겠는가"라고 선을 그었다.
또 "중소기업중앙회도 경제 단체로서 의견을 밝혔지만 저녁 있는 삶 그리고 가족과 함께하는 일과 삶의 균형이라고 하는 사회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된 상황에서 이걸 대대적으로 후퇴시키는 건 사회적 갈등만 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중소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건 물가연동제 그리고 대기업에 대한 납품 단가 교섭권 확보를 통해서 일한 만큼의 대가를 제대로 받아 갈 수 있는, 중소기업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e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