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35년 넘게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3년 만에 한국에 상륙한다. 부산 초연에 이어 서울로 이어지는 공연은 한국의 특별한 상황과 뛰어난 시장 역량을 바탕으로 오는 30일 관객들과 만난다.
◆ "팬데믹 중 공연이 계속된 유일한 나라"…13년 만 '초호화 프로덕션' 성사
부산 초연으로 13년 만의 개막을 앞둔 '오페라의 유령'은 38년간 공연되며 수많은 흥행 기록을 쓴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한국의 세 번째 라이선스 공연을 위해 내한한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과 데니 베리 협력안무가는 에스엔코 신동원 프로듀서와 함께 이번 공연의 의미와 화려한 캐스팅, 오로지 한국 공연만을 위해 준비되는 초호화 프로덕션의 실체를 공개했다.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은 '오페라의 유령'이 30년 넘게 사랑받은 이유를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 하이 프린스 연출의 연출, 질리안 린의 안무 마리안 비욘스 디자이너의 의상이 합쳐진 걸작이다. 전 세계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페라의 유령' 라이너 프리드 렵력연출과 데니 베리 협력안무가 [사진=에스엔코] 2023.03.06 jyyang@newspim.com |
그는 "스토리 자체가 국적과는 관계없이 모든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이야기"라면서 "작품 속 인물과 감정이 많은 관객들과 큰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고 본인들도 몰랐던 감정들을 깨어나게끔 한다"고 말했다.
데니 베리 협력안무가는 "'오페라의 유령'은 시간을 초월한 이야기다. 국적과 문화에 구애받지 않는다. 우리 중에 열렬한 사랑에 빠져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거절을 당할까봐 두려워해본 적이 없는 사람도 없다. 깊은 사랑과 거절당할까 두려운, 깊은 감정을 다룬 작품이라 사랑받았고 문화적으로, 세대를 뛰어넘은 작품이기 때문에 나의 전 세대도 같은 감정을 느끼는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면서 새로이 만날 관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했다.
13년 만의 한국어 프로덕션을 올리며 라이너 연출은 "한국에서 세 번째로 올라오는데 이렇게 자주 올라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우리 입장에선 13년 만에 오는 작품이라 해외의 그런 평가가 재밌다"면서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가 코로나로 닫혀있을 때 한국에서만 공연하고 있었던 걸 기억하실 거다. 그때 대한민국 공연계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고 한국 문화 콘텐츠들이 성과를 내면서 이번 공연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중 이뤄진 1년 전의 캐스팅 과정을 언급하며 제작진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음을 고백했다. 라이너 연출은 "배우들의 배경에 편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임한다"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유령은 카리스마를 많이 보는 편이고 권위적인 면이 필요해서 리드를 잘 하는지를 본다. 크리스틴은 연민이 있는지, 동정심을 갖추었는지를 같이 연습하면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에스엔코] 2020.06.05 jyyang@newspim.com |
데니 협력안무가는 "'오페라의 유령'에선 음악이든 무용이든 클래식 기반의 배우들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엔 저희가 만나뵙지 않고 모든 걸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 좋은 분들을 캐스팅할 수 있었다"고 캐스팅 과정을 돌아봤다.
조승우, 전동석, 김주택, 최재림으로 결정된 팬텀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제작진은 한국 배우들의 독특한 열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데니 안무가는 "전동석 배우가 마스커레이더 가면무도회 장면에서 유령이 계단으로 내려와서 오페라 악보를 극장주들에게 던지면서 '나는 당신에게 오페라를 써줬다'는 대사를 질문했다. 저는 줄곧 'You'가 극장주라고 생각했는데 크리스틴이 아니냐는 거였다. 유령이 크리스틴을 위해 작곡한 것이기 때문에 라고 묻더라. 이런 질문이 흥미진진했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국내에서 가장 비싼 뮤지컬…심혈 기울인 번역·무대 '19만원' 티켓값 할까
국내외에 탄탄판 팬덤을 거드린 것과 더불어, '오페라의 유령'이 13년 만에 돌아오며 부산 초연을 결정하고 19만원이란 티켓값을 자랑한다는 사실이 공연계에선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프로덕션을 기획해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인터네셔널 투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의 유령' 특성상 한국이란 단일시장에 라이선스 공연으로 올리는 것 자체가 쉽지않은 점도 있다.
신동원 프로듀서는 "'오페라의 유령' 단일공연을 올리기 어려운 이유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공연되는 인터네셔널 투어를 위해 한 5년 정도를 준비하는 공연이다. 한국에서의 한 시즌을 위해 전 스태프들이 참여하기 제작비와 일정이 엄두를 낼 수 없는 프로덕션이었다. 팬데믹 중 공연이 계속되고, 한국이 조명받게 되면서 한국어 공연 의사를 밝혔을 때 흔쾌히 성사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페라의 유령은 월드 투어 공연이든 한국어 공연이든 비용과 노력이 똑같이 들어간다. 공연 기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프로덕션의 성공이 좌우된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 한국 공연이 성사됐다는 사실은 우리 공연시장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에스엔코 신동원 프로듀서 [사진=에스엔코] 2023.03.06 jyyang@newspim.com |
세 번째로 돌아오는 '오페라의 유령'의 포인트는 배우들의 해석은 자유롭게 열어두되, 공연 무대와 세트, 비주얼적인 부분을 가장 오리지널리티에 가깝게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 프로듀서는 "투어 중인 세트가 아닌 한국 공연을 위한 세트를 영국에서 직접 준비해 세워보고 가동을 한 뒤에 공수해왔다. 샹들리에를 비롯해 다양한 마법같은 장면들을 현재 셋업 중이다. 특수분장 등 의상과 가발들을 새로이 제작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대의 조각상 하나만 봐도 미술관에 간듯한 감상을 느끼실 것"이라고 기대감을 자극했다.
끝으로 신 프로듀서는 부산 초연을 과감히 결정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장기 부산공연은 오랜 고민이 있었다. 에스엔코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공연 활성화를 위해 많이 노력해왔고 진행 중이다. 부산에서는 지금까지 이 공연의 복잡한 시설을 커버할 수 있는 공연장이 없었다. 2019년 이후에 뮤지컬 전용 극장 드림씨어터가 개관하면서 가능해졌다. 여기선 좋은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오페라의 공연' 100회 공연을 통해 부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남부 지역을 다 소화하고 책임질 수 있는 작품으로 발돋움하고자 한다. '오페라의 유령'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현재 공연으로 인해 한 마을이 움직일 정도로 외국·한국 분들 200여명이 부산에 상주한다. 부산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할 거라 생각하고 부산도 서울 못지 않은 뮤지컬 소비 시장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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