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⑭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기사입력 : 2023년03월07일 08:00

최종수정 : 2023년03월29일 08:08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신뢰 사회의 뿌리를 찾아

가을이 깊어 가던 주말, 벨소리에 문을 열고 나가보니 옆집 할머니께서 서 계셨다. 수확한 돼지감자로 죽을 여유 있게 끓였는데 함께 식사를 하지 않겠느냐고 하신다. 아내와 흔쾌히 수락하고 곧 따라 나섰다.

스웨덴 사람들은 가족 아니면 식사를 초대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웃이 불쑥 찾아 와 바로 식사를 하겠느냐고 묻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 아니다. 집에 찾아온 손님에게 식사를 권하는 것조차 실례라 생각한다. 궁금해 옆 집 노부부께 직접 여쭤 보니 의외의 답변을 주셨다. 초대한 경우를 제외하고 방문한 손님에게 식사를 하겠느냐고 권하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했다. 물어보더라도 거의 십중팔구는 정중히 거절한다고 했다. 그것이 습관이고 예절이기 때문이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음식을 권하지 않는 문화는 사실 배려의 정신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기독교적인 전통이 있는 국가에서 식사는 가족의 작은 예식이었다. 가족끼리 손잡고 감사기도를 드리는 예식.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식탁에서 서로 나누며 식사와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다. 그렇기에 식사 자리에 가족 외의 사람이 같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가족의 예식을 깨는 행위로 생각할 수 있다. 요즘 같이 종교적 색채가 옅어진 스웨덴 가정의 경우도 웬만해서는 찾아온 손님에게 식사를 권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티타임이라고 하는 피카(fika)는 다르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설 때 커피나 차 한 잔 하겠느냐고 묻는 것이 문화다. 한약보다 진한 커피와 함께 7가지 과자(sju sorters kakor)를 먹거나 불레(bulle)라고 하는 단 빵을 먹는 것이 피카 문화의 일부다. 커피와 함께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식사시간이 되기 전 떠나 주는 것이 예의다. 그렇다면 옆 집 노부부께서 우리를 예정에도 없던 식사에 초대해 주시는 것 자체가 가족처럼 대해 주신다는 의미이자 큰 배려이기도 했다.

스웨덴 국민성의 특징

한 나라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세계의 가치정향과 행동양식을 비교한 세계 가치정향 연구(World Value Studies 2022)는 스웨덴 국민들의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잉엘하트와 벨젤의 2022년 연구는 네 가지 개념에 기초한다. 첫 번째로 전통적 가치다. 종교의 중요성, 부모-자녀 간 친밀성, 전통적 가치와 권위를 강조하고 이혼, 낙태, 안락사와 자살과 같은 사회적 현상에 부정적이며, 민족주의적 성향도 매우 강하다. 두 번째로 세속적이며 합리적인 가치다. 전통적 가치의 반대쪽에 위치한 성향으로 이혼, 낙태, 안락사, 자살 등에도 개인의 선택적 자유로 인정하는 사회로, 민족주의적 성향보다 문화적 개방성을 강조한다. 세 번째로 경제와 물리적 안전에 중심을 둔 생존적 가치다. 인종적 시각이 강하고 신뢰와 사회적 관용이 낮아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낮고 인종적 폐쇄성도 강하다. 네 번째로 사회구성원에 대한 신뢰가 높고 타문화에 대한 관용이 높아 자기표현적 가치성향이 강하다. 이 가치는 외국인, 동성애자, 성평등, 정치 및 경제적 평등성에 대한 요구가 높은 문화적 특징을 가진다.

종축은 위로 올라갈수록 종교와 전통적 가족의 가치, 종교보다 이혼, 낙태, 안락사 등의 개인 자율권을 강조하고 횡축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을 신뢰하고, 타문화에 대한 관용이 높다.

그림에서 보듯 가장 오른쪽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나라들이 신교국가들이다. 자율, 관용, 다문화, 성평등, 신뢰 등이 모두 높은 그룹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아이슬란드 등이 이 부류에 속한다. 스웨덴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오른쪽 위에 위치하고 있어 자율, 자유, 신뢰, 관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특징이 두드러지게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3년간 대학에서 초중고 사회교육계열 학부장직을 수행하면서 전국 회의에 참가한 경험이 있다. 2011년 교육과정규정을 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전국에서 모인 24명의 학부장들이 1년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토론의 핵심은 교육과정의 목표와 내용에 맞춰졌다. 이 전국협의체에서 논의를 바탕으로 건의된 사항에 따라 사회교육 정책지침으로 결정된 2011년과 2022년 사회교육과정 규정(Lgr22)은 교육의 목표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사회교육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관점을 발전시키는데 목적을 둔다. 교육을 통해 민주적 핵심 가치와 결정과정, 사회, 정치, 경제, 사법, 언론과의 관계와 틀을 습득하도록 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기반으로 비판적 시각을 갖도록 한다."

새로 만들어진 사회교육과정은 다음의 구체적 실행목표를 가지고 있다. 큰 틀로 4가지를 나눠진다. 살아가는 사회, 공동체의 삶, 세계적 시각으로 본 생명, 현실을 조망하는 틀 내 주위부터 세계적 공간까지 학생들이 체화 할 수 있도록 다음의 내용을 학습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현하고자 한다.

국내 및 국가간 발생하는 이주의 원인과 영향
교우, 생물학적 성별과 연계된 역할
도덕과 생명 등의 이해
문화와 자연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지역 사회
지역 내 직업군 이해, 직업인의 역할
다양한 교통상황 속에서 필요한 행동
인간을 위한 자연과 환경의 공간적 조건
생활과 직결된 환경문제
모든 종교의 상징, 축제, 성서들의 내용 숙지
고대사, 신화, 사미족 토속종교
인권 및 만민 평등 개념 (유엔인권선언, 아동인권선언), 아동의 권리, 표현의 자유, 의사의 자유, 학교와 사회에서 다수결의 의미
화폐의 사용과 가치, 생필품 가격
언론에서 다뤄지는 사회적 이슈의 숙지
정보접근의 방법론 (문자정보획득, 인터뷰, 관찰 등)
지구의로 세계를 보기 (물리적 지구의와 전자지도까지)
머릿속으로 내 주위부터 세계를 보기
시간의 개념 (과거, 현재, 미래)

초등학교 사회교육은 전인 인간으로서의 교육을 지향한다고 할 수 있다. 편향되지 않고 치우치는 않는 사회를 조망하며 스스로 사회를 보편적 시각, 객관적 비판,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비판, 공동체 속의 나를 정립하는 교육이다. 이 교육이 담아내고자 하는 지향점은 정치학에서 정의하고 있는 시민성의 5가지 요소다.

스웨덴 시민들의 봉사활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시민정신의 5가지 요소

첫째, 참여와 책임(Voice and accountability)다. 대표를 뽑아 작동하는 대의 민주주의에서 참여는 매우 긴요한 요소다. 참여도가 낮은 선거에서 뽑힌 대표는 정당성을 갖기 힘들다. 이렇게 참여를 해 뽑은 대표가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모니터링하고, 잘 할 때는 격려와 감사를 표시하고 자기가 뽑은 대표가 약속한 대로 이행하지 않을 때는 서신, 전화, 방문 등 적극적으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요구할 수도 있다. 자신이 투표한 후보가 낙선한 경우 패배를 인정하고 승리자를 축하하는 자세가 책임 있는 시민의 소양이다. 참여만 해 놓고 관심을 두지 않으면 선거지상주의가 될 수 있다.

둘째, 공동체 일원으로서 연대적 의식(Solidarity)이다. 나에게도 깨끗한 공기와 물, 환경은 중요하듯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중요하다. 내가 행복해 지기를 원하는 것처럼 나와 조건이 같지 않은 사람도 행복할 권리를 갖는다. 배려가 결여된 행동은 모두가 불편하거나 누군가는 그 불편을 감수하고 손해를 보아야 한다. 길거리에 버려진 바나나 껍데기에 누군가는 넘어질 수 있고 노동이라는 수고로 치워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비용은 더 들게 되는 것이다. 배려 있는 행동은 모두가 도움이 되는 win-win 모델이다.

셋째, 준법정신(Respect for law)이다. 악법도 법이라는 말이 있다. 만들 때는 예상을 하지 못했거나 누군가 그 법을 그릇된 의도로 만들었더라도 법에 따라 행동하되 개정이나 폐지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목표를 가졌어도 범법이나 법을 무시하는 행동은 법치국가를 파괴할 수 있다. 대의를 위한다고 하면서 법을 인정하지 않으면 무법과 무질서 사회가 될 수 있다. 절차도 공정해야 결과도 정의롭다. 여기에서 첫 번째 요소인 참여했으면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넷째, 합리적 비판(Rational criticism)이다. 비판이라기보다 설득이 더 가까운 표현이다.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가지고 비판해야 한다. 우리는 때로는 대안 없이 비판하기도 한다. 우리 안에 내재해 있는 이분법적 생각의 결과다. 상대방의 의견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이다.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의 결과다. 그러니 반대를 이미 결정해 놓고 반대한다. 그 대안을 찾지 못하면 반대는 무의미 하다. 그 대안이 더 좋다는 것을 설득하지 못하면 다수가 선택한 정책이나 제안은 받아들여져야 한다.

다섯째, 관용정신이다. 사회학적으로 똘레랑스(Tolerance)로 소개되는 개념이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 외모나 내적 사상과 철학이 다른 사람들, 종교나 믿음, 꿈꾸는 미래가 다른 사람들을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관용정신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인정으로 인간애에 기초한 사상이다. 관용은 경청과 이해의 출발점이다. 경계를 허물어야 가능한 것이 관용정신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허용한다. 다양한 문화와 선호하는 가치들이 공존하는 역동적 사회다.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페어플레이의 출발점이다. 관용성이 높은 사회는 질서가 잘 잡혀 있다. 인정하지만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내 놓으려면 네 번째 요소인 합리적으로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

대학 근처에 있는 툴링에 고등학교(Tullinge gymnasium)에서 교장선생님 그리고 사회과목 선생님들과 만나 국가지침이 어떻게 수행되고, 시민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해 본 적이 있다. 사회과목 교사가 교육과정규정에 나온 수업개요에 따라 학년별 수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교재를 선정한다. 시중에 사회과목 교재는 10여개가 나와 있고, 내용과 난이도에 따라 선택하는데 난독증 학생들과 이민자 출신 학생들을 위해 쉽게 쓰인 교재도 함께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학교도서관에 비치해 놓는다고 했다. 수업에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워 놓고 있었다. 강의와 토론을 5:5의 비중으로 진행하고 주입식 수업 방식은 배제한다고 한다. 지역 시의회, 광역의회, 국회 등 방문은 1년에 한 번씩 진행해 현장체험 수업 방식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주제별 그룹 내 논의 및 그룹 간 토론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발표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둔다. 설득 능력을 기르기 위한 일환이라고 했다.

교사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교실에서 교사는 국가 교육 지침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올바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갖는다. 국가교육과정 규정과 수업 개요는 학교교육의 최상위 법전으로, 교사들의 자의적 해석과 적용은 금물이다. 살아 있는 교실, 역동적 수업을 만드는 것은 교사의 불가침적 영역이다. 사회교사와 교장선생님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마치 학생들의 민주적 시민성을 일깨워 주는 새벽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대학에서 미래 사회교사를 꿈꾸는 학생들과 세미나에서 열띠게 토론하던 내용이 대학을 졸업해 정식교사로서 학교에서 직접 실천하고 있다는 확인의 기회였다.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운동

로버트 퍼트남(Robert Putnam)이 연구한 사회적 자본은 위 5가지 시민성의 요소를 증폭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스포츠클럽 활동, 합창단 참여, 봉사 활동, 재능기부 활동, 이웃돕기 운동, 이재민 구호활동 등 사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것이다. 나의 건강, 재미, 취미를 위한 행위도 내가 행복해 지면 보건건강비용이 낮아져 사회적 비용도 낮아진다. 결국 공익을 위한 행동인 셈이다. 퍼트남은 바로 여기에 관심을 가졌다. 사회적 자본이 높은 국가는 신뢰도 높아진다는 가설이다. 공동체 속에서 시민성이 높아지면 이웃과 모르는 사람에도 개방적이고 믿을 수 있다. 그 이유는 교차적 정체성(Cross-cutting identities)에 자주 노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재민 돕기 자선단체에는 종교, 인종, 교육, 성별, 언어, 국적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상호 접근성과 이해성이 높아지고, 민주적 절차를 통한 운영 (예를 들어 회비제 운영, 이사회 선출, 회장 선출 등)을 배우기 때문에 작은 민주적 공동체 연습장이라고 했다. 시민사회 활동은 정치적 목표와 경제적 이익에 눈 뜨는 순간 순수성을 잃고 그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시민사회는 자기 자신과 이웃, 사회 구성원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활동하며 더 구체적 실현을 위해 사회변화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으로 시민활동을 하면 이익단체로 변질되기 때문에 성격 자체가 다른 조직이 된다. 시민사회가 정치지향성을 띠면 정당의 영역에 속한다. 시민단체는 이처럼 이익단체와 정당의 활동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하기도 하지만 원래의 위치는 시민 속에 있다.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단체로 남아 있는 것이 사회의 건강성을 위해 필요하다.

스웨덴 국립도서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독서 습관과 시민성

스웨덴 통계청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 국민의 74%가 1년에 몇 권의 책을 읽고 34퍼센트가 매주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SCB 2022, ULF/SILC). 전체 국민이 도서구입에 쓰는 비용은 6000억크로네로 1인당 80만원 정도를 지출하는 셈이다. 서점과 공공도서관은 새로운 문화의 공간이자 책 읽는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국민당 8.4권을 다운로드 했으며,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이후 도서관 방문자가 폭발적으로 늘어 150개 이상의 시립도서관이 주말과 도서관 직원이 퇴근한 저녁에도 전자인증을 통해 출입할 수 있도록 개방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 책의 소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스웨덴 왕립도서관 Sveriges officiella biblioteksstatistik 2019).

국제비교 자료에서도 스웨덴 사람들의 독서문화는 독특하다. OECD 16~65세 성인 약 15만7000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 2013) 결과 스웨덴의 독서율 평균은 85.7%로 조사국 24개국 중 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은 OECD 평균 독서율인 76.5%보다 조금 낮은 74.4%를 기록했다.

국제비교에서 나타나듯 세계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회는 시민성을 강화시키는 학교 사회교육과 성인들의 독서문화, 적극적 시민사회 활동의 상호 연관성이 높다.

민주주의의 강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상호간의 신뢰회복이다. 배려는 신뢰를 단단하게 하는 진흙 벽돌 속의 지푸라기처럼 강화제의 역할을 한다. 배려와 신뢰를 촉진시키는 학교 교육과 시민들의 시민성 유지를 위한 노력에 관심이 필요한 이유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눈에 보는 트럼프 취임사...6대 키워드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 연설은 이념적인 수사가 가득했던 8년 전 2017년 당시와 다르게 낙관적인 어조 속에서 구체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요지는 전 정권에서 약화한 미국의 외교와 경제 영향력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부활'을 알리면서 관세 정책과 경제·에너지 정책, 불법 이민자 정책, 영토 확장, 다양성 정책 재검토 등을 강조한 취임 연설을 했다. 다음은 30분간의 취임 연설에서 언급한 핵심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취임 첫날 캐피탈 원 아레나에서 열린 퍼레이드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1. 미국의 부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황금시대가 지금 시작된다"라고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오늘부터 우리나라는 번영하고 세계의 존경을 다시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지금 국가적 성공의 흥미진진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점에 있다"며 "미국은 전례 없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을 맞이했다"고 했다. 2. 관세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에 대해 "다른 나라를 윤택하게 하기 위해 미국민에게 과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또 "관세를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설립하겠다"며 "외국으로부터 막대한 금액이 우리 국고로 흘러와 조만간 아메리칸드림은 전에 없던 방식으로 다시 살아나 번창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경제는 부드럽고 한심하게 약한 무역 협정을 통해 우리 스스로에게 세금을 부과하면서 세계에 성장과 번영을 제공해왔다"며 "이제 이를 바꿀 때다. 우리는 우리와의 무역으로 이익을 얻는 이들에게 비용을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며 그들은 기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 경제·에너지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추를 계속할 것"이라며 "미국은 다시 제조업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다"며 "그것을 사용해 [에너지] 가격을 낮추고 전략비축유를 다시 최대로 채우며 미국 에너지를 전 세계로 수출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그린뉴딜을 끝낼 것이며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철회해 우리의 자동차 산업을 구하고 위대한 미국 자동차 노동자들에게 했던 나의 신성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4. 불법 이민자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미국의 완전한 복원을 시작하고 상식의 형멱을 이룰 것"이라고 운을 뗀 뒤 "남부 국경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며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백만명의 범죄자 외국인이 그들이 온 곳으로 돌려보내지는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체류 정책(Remain in Mexico policy)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잡았다가 풀어주기(catch and release) 관행을 종료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침범하는 재앙적인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5. 영토 확장 트럼프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와 관련해 "미국 선박들은 심각하게 과도한 요금을 부과받고 있고 미국 해군을 포함해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중국에 준 것이 아니라 파나마에 준 것이며 이제 그것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만에 대해서는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변경하겠다고 했다. 또 화성 탐사에 대해서는 "미국 우주비행사들을 화성에 보내 성조기를 꽂게 할 것"이라고 했다. 6. 다양성 정책 재검토 트럼프 대통령은 다양성 정책에 대해 "오늘부로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을 인정하는 것으로 정해질 것"이라며 "연방정부는 더 이상 젠더 이데올로기를 장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연방 기관들은 여권과 비자와 같은 정부 신분증에서 개인을 생물학적 성별로 분류할 것"이라며 "교도소, 이민자 쉼터, 성폭행 피해자 지원 센터와 같은 시설들은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구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21 10:13
사진
中 인공태양, 세계 최초 1억도 1000초 운행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이 개발 중인 인공 태양이 세계 최초로 1000초 운행에 성공했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Experimental Advanced Superconducting Tokamak)'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전했다. 1억 도의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1000초 이상 운행하기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신화사는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진은 2012년에 플라즈마의 30초 운행에 성공했고, 2016년에 60초를 달성했으며, 2017년에는 101초를, 2023년에 403초 운영을 성공시켰다. 중국과학원의 연구진은 "핵융합 장치가 최소 수천 초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플라즈마의 자가 순환을 실현할 수 있으며, 핵융합 발전소가 영구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의 성공으로 인공 태양이 기초 과학의 영역에서 벗어나 현실화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EAST 프로젝트는 초고온, 초저온, 초고진공, 초강력 자기장, 초대전류 등 200여 개 핵심 기술과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06년 EAST 장치가 완공된 후 21차례의 물리 실험이 진행됐고, 플라즈마 작동 횟수는 15만 회를 넘어섰다. 연구진은 "EAST를 통해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핵융합 발전은 지구상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는 수소를 원료로 하며, 방사능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없어서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태양의 에너지 생성 과정을 재현하기 때문에 '인공 태양'이라고도 불린다. 상용화까지는 20여 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이스트 장치 모습.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중국과학원 산하 허페이(合肥) 물질과학연구원은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인 '이스트(EAST)'가 20일 수행한 실험에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066초 이상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에 성공하자 연구진들이 기뻐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조용성 특파원 = 2025.01.21 ys1744@newspim.com ys1744@newspim.com 2025-01-21 10:22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