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건설 기계 이어 반도체 3대 축으로 재편
고금리에도 두산 테스나에 3000억원 시설투자
"현재 기업 M&A 추진 없다", 장기적으로는 기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두산그룹이 기존 에너지·건설 기계에 이어 반도체 후공정을 3대 축으로 미래 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선봉에 반도체 테스트 업체인 두산 테스나가 서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에너지, 기계, 반도체·첨단사업'을 3개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
이와 관련해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그룹 핵심 사업으로 떠오른 두산에너빌리티나 두산퓨얼셀의 에너지 및 신재생 사업과 두산밥캣을 대표로 건설기계 사업에 이어 반도체 후공정 사업이 또 한 축으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두산] |
두산그룹은 테스나를 미래로 보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 두산 테스나는 시스템 반도체 제품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후공정 전문기업으로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받아 테스트하는 분야에서는 국내 1위 업체다.
두산 테스나는 지난 2021년 2710억8369만원이었던 부채를 2022년에는 4571억8271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는 두산 테스나에 30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16일 1004억3930만원의 신규 장비를 취득한 것에 이어 올 1월 31일에는 자산 총액의 23.2%인 1237억6520만원의 시스템 반도체 테스트 장비를 들여왔다.
이에 따라 두산 테스나의 이자 비용도 2021년 489억100만원에서 659억3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커진 부담에도 시설 투자를 늘리면서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기업 M&A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 테스나 인수 이후 반도체 후공정인 포장 분야의 업체를 인수하려다 포기했전 전례도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 추가로 반도체 후공정 분야의 업체 M&A는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산그룹 내에서는 향후 두산 테스나를 통해 반도체 테스트 분야를 넘어 후공정 분야에서 확장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부터 두산 테스나를 이끌게 된 김도원 대표이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에너지·산업재 관련 기업 M&A와 컨설팅 전문가라는 점에서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후공정 분야의 강자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현재 두산 테스나를 인수했을 당시 시설 투자를 늘려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라며 "현재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 계획을 갖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