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수사권 이관·대북전단살포금지 등 정상화해야"
"종북세력, 안보 근간 흔들어...자유민주주의 지켜야"
"청년공략·데이터화로 당 외연 확장해야"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 정치에 있어 '이방인'이다.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 출신 의원이 살아남기엔 각박한 토양이다. 그러나 태 의원은 반전의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지역구 발전과 주요 법안 발의 등에 힘쓰는 것은 기본이며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탈북민 출신 중 최초 상임위 간사다. 그는 강한 힘을 기반으로 평화를 지켜내겠다며 외교 문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의원은 평양에서 태어나 2016년 한국에 입국했다. 이후 서울 강남구갑 지역구에 21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태 의원이 3·8 전당대회 최고위원에 출마한 결심에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우려가 자리한다. 철저한 안보의식을 바탕으로 상식의 잣대로만 정치를 하겠다는 그를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태영호 의원. 2023.02.06 leehs@newspim.com |
"대선은 이겼지만 내년에 있을 총선은 아직 장담하지 못합니다. 2024년 총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하기 위해 어떻게 국민에게 지지를 얻어낼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 정치권에서 종북세력을 척결해야 합니다. 또한 튼튼한 외교와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태 의원은 종북세력 때문에 우리나라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세력을 없애야 정치 또한 건강해진다는 게 태 의원 생각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로 입성해 내년 총선에서 의석을 많이 확보하는 게 목표다. 그 이후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과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 잘못된 정책을 다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종북세력이 주장은 정치의 다원화나 민주주의와 관련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며 "이들이 원하는 건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한미동맹이 파괴다. 미군이 없으면 우리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시적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핵에 대비해 우리나라도 일시적으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대해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지만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한동안 국제적 제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조약에 가입돼 있지 않지만 핵을 가진 나라가 많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이 핵무장화보다 더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철저히 미국과의 협의 미국의 동의 아래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 물론 미국이 동의해 줄지는 모르죠.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다는 걸 미국이 인정하게 되면 그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때는 한국이라도 특수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핵을 무장시켜서 북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할 겁니다. 동북아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이 수정되는 것이죠."
대공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것에 대해서도 태 의원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공수사권은 간첩 등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에 대한 수사 권한을 뜻한다. 대공수사권은 현재 국가정보원의 권한이지만 2024년 1월 1일부터 경찰로 이관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태영호 의원. 2023.02.06 leehs@newspim.com |
태 의원은 경찰이 아직 간첩 수사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첩 수사 능력이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다. 오랜 경험과 능력이 필요한데, 경찰은 아직 대공 수사에 대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최근 간첩은 중국이나 베트남 같은 제3국에서 관광 등으로 위장해 접근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능력과 자질이 있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넘긴다는 건 국가의 미래와 이익은 안중에 없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것도 그의 오래된 생각이다.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것과 젊은 세대를 아우를 수 있도록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 의원은 "영남으로부터 제주와 수도권 쪽으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며 "젊은 당원을 많이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제가 21대 국회에 들어와서 청년 입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청년들을 통해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시킨 법안도 있다"며 "최고위원이 돼도 젊은 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 그는 "데이터에 기초해 공천하는 등 획기적인 방법으로 당을 운영해야 한다"며 "정치활동을 데이터화해 공천 과정에서 다양한 후보자를 투명하게 비교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태 의원은 본인의 지역구인 서울 강남갑 당협은 데이터화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모든 것을 데이터화했기 때문에 공천 때 불만이 나올 수 없다. 내년 총선에서 또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다면 시·구의원 공천은 당원들이 직접 하도록 만들고 싶다"며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 진짜 정당 민주주의 뿌리를 내리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