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연기적으로 책임감이 더 생겼어요. '사장님을 잠금해제'를 통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던 만큼 애틋하죠."
웹드라마로 연기를 시작했던 배우 채종협은 2019년 SBS '스토브리그'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다채로운 작품으로 활약했던 그가 최근 종영한 ENA '사장님을 잠금해제'에서 하루아침에 삶이 달라진 박인성 역을 맡아 호평을 이끌어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채종협 [사진=IOK컴퍼니] 2023.01.17 alice09@newspim.com |
"이번 작품은 시원섭섭하다는 말도 아쉬울 만큼 중요한 작품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에게 자유를 준 작품이었거든요. 감독님도 제가 연기를 함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맡겨주셨고요. 그래서 생각이 많았고, 애틋하죠. 그만큼 한없이 아쉬운 마음뿐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수상한 사건에 휘말려 스마트폰에 갇힌 사장(박성웅)과 그 스마트폰을 줍고 인생이 뒤바뀐 취준생 박인성의 하이브리드 공조물이다.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주인공 박인성의 역할은 조금 각색됐다.
"웹툰을 먼저 접해서 어떤 작품인지는 인지하고 있었어요. 인성이 이야기가 각색된 부분이 있는데 오히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와서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이 너무 끌렸고요. 대본을 받고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채종협이 맡은 박인성은 도덕책에 나올법한 성선설과 같은 청년이다. 한때 배우 지망생이었으나 꿈을 접고 취준생으로 생활을 이어가다 뒷산에서 스마트폰을 주우면서 하루아침에 사장이 되는 인물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채종협 [사진=IOK컴퍼니] 2023.01.17 alice09@newspim.com |
"취준생이 사장이 된 인물인데 중점을 둔 건 하나밖에 없었어요. 감독님이 인성이는 '순수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거든요. 있을 법한 사람이지만, 현실에 없을 법한 사람이길 바라셨어요. 취준생이 눈치가 빠를 수밖에 없는데 인성이는 그렇지 않아요. 어떻게 보면 답답할 수 있죠. 느릿하지만 인성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바른 인물로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사장이 됐을 때도 어벙하지만 바른 심성을 가진 인물로 표현하려고 했죠."
작품은 스마트폰에 영혼이 갇힌 사장 박성웅과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인성은 그로 인해 대리 사장이 되는 인물인 만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것은 바로 박성웅이 아닌 바로 휴대폰이었다.
"박성웅 선배와 현장에서 딱 한번 뵀어요(웃음).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어서 너무 아쉬웠죠. 그 부분이 큰 걱정이자 고민이었고요. 내용 자체가 휴대폰에 영혼이 들어간 건데 어떻게 호흡을 맞춰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떻게 연기를 해야 시청자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을지, 휴대폰을 들고 어떻게 대화를 이어가야 할지 고민이 컸죠. 성웅 선배는 제가 연기한 걸 토대로 후반 녹음 작업을 하셨는데 제가 잘 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도 있었고요. 그때마다 감독님이 '마음 편하게 하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서 조심스럽고 어려웠는데, 막상 방송을 보니까 성웅 선배님이 너무 잘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채종협 [사진=IOK컴퍼니] 2023.01.17 alice09@newspim.com |
채종협은 그간 '스토브리그',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등을 통해 운동선수 역을 주로 맡았다. 스포츠 장르를 소화한 만큼 캐릭터를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했지만 이번 작품은 달랐다.
"지금까지 배역을 하면서 준비하는 기간이 있었어요. 운동선수 역할을 맡다보니 그에 걸맞은 준비가 필요했거든요. 이번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감독님도 작가님도 '그냥 와서 하면 된다'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어떻게 할지 많이 고민했는데, 캐릭터는 연기 지망생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자 싶었죠. 그래서 주변 친구들과 선배들한테 조언도 많이 구하면서 불안감도, 부담도 많이 해소했어요."
배우에게 가장 좋은 현장은 자유로움이다. 준비한 연기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인 만큼, 이번 '사장님을 잠금해제' 현장은 그에게 '많은 배움을 줌과 동시에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고 한다.
"자유롭게 인성이를 표현하라고 하셨는데 그 책임감의 무게가 많이 무거웠고 부담도 됐죠. 어느 순간 감독님도, 현장 스태프들도 제가 생각한 인성이를 믿어주시는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연기에는 답이 없다고 하지만 누군가 나의 연기를 믿어줬을 때, 제가 준비한 열 개 중 하나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게 무게를 견딜 수 있는 힘이 됐고요. 그래서 '사장님을 잠금해제'는 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준 팀이죠."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