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 아시아·북미 등으로 다변화
사전 설계와 본 공사 모두 수주 사례 증가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가 3년 연속 3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기업 319개사는 97개국에 진출해 총 580건의 사업을 수주해 310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이는 2021년 해외건설 수주 실적인 306억달러를 살짝 웃돈 수치다.
국토부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침체된 국내외 경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및 건설자재 가격 인상 등의 악재를 이겨 낸 우리 기업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범부처 민관합동 협의체인 해외건설 수주지원단 출범 등 해외에 '원팀 코리아'로 전방위적 수주지원 노력을 펼친 결과임을 강조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39%)▲중동(29%)▲북미·태평양(15%)▲유럽(11%) 등의 순으로 아시아 지역 수주 비중이 가장 높았다. 중동의 경우 지난해 비중(37%)보다는 감소했지만 상반기 수주실적이 28억달러(23%)에서 하반기 산업설비를 중심으로 62억달러(33%)로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미·태평양 지역에서는 국내 제조업체가 발주한 대형 반도체 공장,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 등 45억달러(15%)를 수주하며 비중을 확대했다.
아프리카 지역은 4%로 전체에서의 비중은 미미하지만 나이지리아 산업설비 보수공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및 공적개발원조(ODA)재원 공사 등 12억달러를 수주하며 전년대비 크게 증가해 2020년 수준(11억달러)으로 회복했다.
국가별로는 1위 인도네시아(36.7억달러), 2위 사우디아라비아(34.8억달러), 3위 미국(34.6억달러) 순으로 진출했다. 누적 순위로는 1위 사우디아라비아(1561억달러), 2위 UAE(832억달러), 3위 쿠웨이트(489억달러)으로 우리나라가 주로 진출하던 중동 중심 국가들에 비해 다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공종별로는 산업설비(플랜트)가 예년과 마찬가지로 높은 비중(42%)을 차지했으며 이어 건축(28%), 토목(19%), 용역(6%) 등의 순으로 수주했다. 해건협 측은 산업설비 수주액이 중동 지역의 일시적인 발주량 감소에 따라 전년대비 약 20% 줄었으나 건축 수주액이 국내 제조기업이 발주한 해외 공장 건설공사에 힘입어 전년대비 약 2배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해외건설 수주 특징은 설계, 조달, 시공 일괄 수행하는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에서 벗어나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를 연결하는 작업인 FEED(Front End Engineering Design)도 함께 수행하는 사례였다.
국토부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쉘 사업이 대표적으로 현재 호주, 미국 등에서도 FEED를 수행 중인데 본공사 EPC 수주로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및 부품 생산, 반도체 제조, 원자재 가공 등 국내 제조업체가 해외 생산설비 투자를 확대할 때 그룹사 중 건설업 계열사가 이를 시공하는 사례도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롯데케미칼(24.4억달러), 미국 삼성전자(19.1억달러), 아르헨티나 포스코(2.7억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무상으로 개발도상국의 기반시설이나 기술 도입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로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우리나라가 차관(대외경제협력기금, EDCF)을 지원해 우리 기업이 본 사업을 수주하는 금융 연계사례도 지난해 일궈 낸 수주 성과 중 하나였다. 대표적으로 케냐 나이로비 지능형교통망(ITS)구축 및 교차로 개선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밖에 코로나-19로 줄어들었던 중소기업 수주금액도 16억달러 수준으로 유행 전인 2019년 수준(16억7000만달러)으로 회복해 중소·중견기업 진출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를 보였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앞으로도 범정부 차원의 수주 외교와 적극적인 금융 지원과 정보 제공 등으로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 2027년 해외건설 수주 연 500억달러 달성, 세계 4대 건설강국 진입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bman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