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다음 주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 제청할듯
정은보 전 금감원장·김성태 기업은행 전무 유력
우리은행·NH농협은행 희망퇴직 마무리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이번주 차기 기업은행장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언급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관치'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희망퇴직 접수가 마무리된다. 올해 고금리 기조에 은행업계가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보다 좋아진데다 비대면 금융의 확산으로 점포와 인력 축소 움직임이 활발해져 올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는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약 3000명이 떠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2.05.18 kimkim@newspim.com |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주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를 제청할 예정이다. 현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 2일 만료된다. 기업은행장은 중소기업은행법상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통해 선임된다.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가장 유력한 인물은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윤 행장의 임기가 남아있어 복수 후보자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정 전 금감원장이 후보 중 한 사람인 것은 맞다"고 밝혔다.
정은보 전 금감원장은 1961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부 시절 금융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대표를 맡은 뒤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됐으나 취임 9개월 만인 올해 5월 사의를 표명했다.
이 외에도 관 출신으로는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내부 출신으로는 김성태 기업은행 전무와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이 언급되고 있다. 김성태 전무는 1962년생으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비서실장, 미래기획실장, 마케팅전략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로 언급되는 데 대해 '관치의 연장선'이라는 강한 비판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지주 회장 인사를 두고 '관치금융' 논란에 휩싸여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연임이 유력했던 손병환 회장이 물러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차기 회장으로 낙점되고,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최고경영자(CEO)로서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다"고 말하면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다음 주 희망퇴직 접수를 마무리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해 오는 27일까지 받고, 내년 1월 말 퇴직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관리자, 책임자, 행원급에서 각 1974년, 1977년, 1980년 이전 출생자가 신청할 수 있으며 특별퇴직금은 1967년생이 24개월 치, 나머지는 36개월 치 월평균 임금으로 책정됐다. 이 밖에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 최대 3300만원의 재취업 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이 지원된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8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다음 주 최종 퇴직자 공지를 앞두고 있다. 특히 접수 대상에 10년 이상 근무한 일반 직원 중 만 40세(1982년) 직원도 포함돼있어 주목받았다. 희망퇴직금으로는 퇴직 당시 월평균 임금을 기준으로 20~39개월 치가 지급될 예정이다.
앞서 KB국민은행에서 674명, 신한은행에서 250여명, 하나은행에서 521명이 희망퇴직했다. 연초 우리은행에서 희망퇴직한 인원을 포함하면 은행권의 올해 전체 희망퇴직자는 최소 3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희망퇴직자 5000여명 중 외국계 은행 씨티은행에서 소매금융 철수로 2100명이 대거 특별퇴직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작년보다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은행권이 금리 인상으로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 희망퇴직 조건이 예년보다 좋아졌고, 비대면 금융 전환에 따른 점포·인력 축소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점장, 부지점장에 오르지 못한 채 임금피크를 맞아 차장으로 퇴직하는 것보다 40대 후반~50대 초반에 희망퇴직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자는 의견이 형성돼있다"고 설명했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