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다시 연말이 찾아왔다. 12월은 쌀쌀하지만 한 해를 잘 달려왔고, 이겨냈고, 그에 수고했다고 자신과 서로를 토닥여주는 따뜻한 달이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맞을 준비하는 자리에는 역시나 샴페인이 빠질 수 없다.
샴페인이라고 하면 좋은 와인인 것은 알지만 비싼 가격에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역시 한 해를 마감하는 자리에 샴페인만큼 좋은 술은 없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샴페인 여섯 종류를 추천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샴페인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파티에 빼놓을 수 없다.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이들은 ▲바롱 알베르(Baron Albert)의 레클라땅뜨(L'Eclatante)와 프레페랑스(Preference), 그리고 ▲부드보당(Boude Baudin)의 4총사인 퀴베 비에이 비뉴(Cuvee Vielle Vigne), 퀴베 생 클레망(Cuvee St Clement), 퀴베 오티젠 퓨어 샤르도네(Cuvee Authigene Pur Chardonnay), 마지막으로 퀴베 오티젠 퓨어 피노누아(Cuvee Authigene Pur Pinot Noir)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부드보당의 샴페인들 [사진=부드보당 홈페이지]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바롱 알베르 레클라땅뜨
샴페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루이 로드레의 크리스탈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황금빛 라벨의 맑고 투명한 와인병에 담긴 훌륭한 샴페인이다. 바롱 알베르의 레클라땅뜨는 크리스탈의 매력을 저렴한 가격대에서 맛볼 수 있는 샴페인이다.
레끌라땅뜨는 블렌딩 샴페인이기에 100% 샤르도네로 만들어진 블랑드블랑(Blanc de Blanc) 샴페인과 같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맑고 깔끔한 크리스탈과 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와인이다.
하지만 그저 신선한 과실 느낌만 느껴지는 단순한 샴페인이 절대 아니다. 마개를 개봉하면 시트러스와 청사과 류의 과실향 뒤로 은은한 꽃향기와 석회질 느낌의 미네랄리티가 스친다. 그리고는 셀러에서 3~5년 숙성되어 출시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섬세하고 부드러운 크림과 연질 치즈의 복합적인 향이 브리오슈를 연상시키는 고소한 빵 냄새와 함께 피어오른다. 향에서 이어지는 경쾌하고 밝은 팔렛은 모난 데 없으며 부드러운 탄산과 함께 혀에 조밀감까지 선사한다.
굴이나 연어, 참치 같은 해산물이나 가벼운 돼지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파티를 시작하기 위한 식전주로 너무나 잘 어울릴 샴페인이다. 가격은 10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레끌라땅뜨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바롱 알베르 프레페랑스
앞의 레클라땅뜨와 같은 샴페인 하우스의 프레페랑스다. 프레페랑스의 가장 큰 특징은 당도 등급이 드미섹(demi sec)으로 꽤나 단 맛의 샴페인이라는 점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샴페인 당도 등급 체계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60%의 샤르도네, 33%의 피노 누아, 그리고 7%의 피노 뮈니에 블렌딩으로 완성된 프레페랑스는 잔에서부터 은은한 이스트 향이 곁들여진 오렌지와 달큰한 서양배 향이 끊임없이 코를 자극한다. 그리고는 약간의 숙성미가 느껴지는 우디함과 달큰한 과실 풍미가 입안을 기분좋게 감싸준다.
프레페랑스는 달큰한 과일 향과 풍미로 입맛을 돌게 해 식전주로도 훌륭하지만, 드미섹 등급의 샴페인이니만큼 섬세한 생크림 케이크와 같은 디저트나 한입거리 안주와도 잘 어울린다. 식사가 아닌 가벼운 파티에서도 충분히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샴페인이다. 가격은 9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바롱 알베르 프레페랑스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부드보당 퀴베 비에이 비뉴 2013
볼랭저나 앙리 지로와 같은 유명한 샴페인 하우스들이 있는 그랑 크뤼인 아이(AY) 마을과 근접한 코르모유(Cormoyeux)에 위치한 부드보당의 샴페인은 화석화된 조개 껍질로 이루어진 키메르지안 떼루아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특징이다.
부드보당의 모든 샴페인은 섬세한 포도 압축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첫 쥬스인 퀴베만 사용하여 양조된 샴페인이다. 또, 부드보당은 와인의 복합미를 더하기 위해 자연 효모도 섞어 사용한다.
이 중 퀴베 비에이 비뉴는 평균 60년 수령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뮈니에를 1/3씩 블렌딩해 병내 효모 숙성을 7년간 진행해 출시한다.
잘 익은 여러 과일이 담긴 과일바구니에서 날 법한 복합적인 과실향과 꿀 뉘앙스 위로 바이올렛, 라일락 등의 보라색 꽃 향기가 느껴진다. 탄탄한 구조감의 숙성미와 함께 오래된 나무의 포도를 사용한 비에이 비뉴답게 떼루아에서 기인한 부싯돌 느낌의 미네랄리티가 입 안에 감돌며 피니쉬에까지 이어진다. 너무 두텁지 않게 계속되는 여운은 우아하게 마무리된다.
조금은 무게감이 있는 노즈와 숙성 기간에서 오는 복합미가 충분한 샴페인이기 때문에 구운 브리오슈를 이용한 음식이나 염소 치즈, 새우와 같은 갑각류에 페어링하면 입안이 한층 더 풍성해질 것이다. 가격은 12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부드보당 퀴베 비에이 비뉴 2013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부드보당 퀴베 생 클레망 2013
평균 수령 40년의 샤르도네 40%, 피노 누아 39%, 피노 뮈니에 21%를 블렌딩해 양조한 샴페인인 생 클레망은 8년 간의 병내 효모 숙성후 병입을 거쳐 출시된다.
청사과 향이 곁들여진 잘 익은 시트러스류의 신선한 향이 피어오르고 그 뒤로 긴 숙성 기간의 매력이 아몬드와 피칸, 헤이즐넛과 같은 견과류 향으로 뒤따른다. 고소한 견과류 뉘앙스는 갓 구워낸 빵이 연상되는 여운과 함께 행복감을 안겨준다.
다른 샴페인보다 비교적 긴 숙성 기간에서 생길 수 있는 편견과 다른 쨍한 산미는 식욕을 돋구며 이 산미와 균형을 이루는 부드러운 숙성 뉘앙스는 입안에 길고 풍부한 여운을 남긴다. 사과와 잘 익은 빵이 연상되는 생 클레망의 향기는 배나 과일을 이용한 파이와도 우아한 페어링을 이루며 풍부환 숙성미와 상큼한 산미는 샐러드나 토마토 카르파치오, 신선한 해산물과 생선찜에까지 두루 잘 어울린다. 가격은 13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생 클레망 [사진=부드보당 홈페이지]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부드보당 퀴베 오티젠 퓨어 샤르도네 2013
평균 수령 40년의 샤르도네 100%의 블랑드블랑 샴페인이다. 7년 병내 효모 숙성 이후 병입되어 출시된다. 브뤼 나뛰르, 즉 병내 효모 숙성 후 침전물을 제거하는 과정 이후 따로 당분을 추가하지 않고 그대로 마무리하여 출시한 샴페인이다.
하지만 너무 드라이할까 걱정하며 망설이지 않아도 괜찮다. 잔에 따라 풍부한 거품이 일고 나면 섬세한 흰 꽃들과 잘 익은 시트러스류의 레몬, 라임 향이 은은하게 깔리고 꿀과 페이스트리 뉘앙스가 피어오르면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 느껴진다. 달큰한 꿀 향기와 함께 효모 숙성에서 나타나는 풍성한 잘 구워진 페이스트리 풍미는 훌륭한 밸런스를 이룬다. 이는 드라이한 피니시를 심심하거나 밋밋하게 느껴지게 하지 않고 오래동안 이어지는 복합미를 선사한다.
입안을 가득 채우는 풍부한 풍미는 샤퀴테리나 치즈, 랍스터 등의 조금 진한 음식과도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페어링을 보여준다. 가격은 14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부드보당 샤도네이 [사진=부드보당 홈페이지]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 부드보당 퀴베 오티젠 퓨어 피노누아 2005
평균 수령 40년의 피노 누아 100%로 양조한 블랑 드 누아 샴페인이다. 다른 샴페인들보다는 확연히 긴 숙성 기간이 큰 특징이다. 무려 17년간 병내 효모 숙성을 진행한 뒤 출시 직전에 병입하여 시장에 내놓는, 긴 숙성 기간 덕에 강렬하고 풍성한 복합미가 매력적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각종 디저트와 음료에 각종 향신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펌킨 라떼나 크리스마스 스파이스, 뱅쇼와 같은 겨울 디저트들이 대표적인데, 풍성한 향신료가 추운 겨울에 마음 속 깊은 곳부터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부드보당 퀴베 오티젠 퓨어 피노 누아는 이런 겨울에 어울리는 샴페인으로 너무 적합하다.
블랑 드 누아 샴페만의 특징인 따뜻한 느낌의 풍성함이 생강, 계피, 팔각이나 넛맥과 같은 달콤하고 개성있는 뉘앙스로 다가온다. 하지만 절대 자극적이거나 모나지 않다.
오랜 병내 효모 숙성을 통해 발현되는 은은한 향신료는 잘 정돈된 꿀의 달콤함이나 갓 구워낸 브리오슈의 고소함과 어우러져 크리스마스 시즌의 행복한 저녁 식사를 더욱 행복하게 해준다. 당연히도 달큰하고 묵직한 향들 뒤에 피어오르는 잘 익은 오렌지의 상큼함이 훌륭한 밸런스를 이룬다. 풍성한 식사에 빠질 수 없는 스테이크나 샤퀴테리(육가공품), 가리비나 연어 요리에 곁들이면 환상적이다. 가격은 19만원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퀴베 오티젠 퓨어 피노누아 2005 [사진=루얼] 2022.12.21 digibobo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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