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시험 성공"
권용수 "수중‧지상 고체연료 ICBM 엔진" 분석
"콤팩트한 고체연료 신형 ICBM 성능시험 전망"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은 16일 노동신문을 통해 "국방과학원 중요연구소에서는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되는 140tf(톤포스) 추진력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모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의 전략적 의의를 갖는 중대시험 진행을 지도했다"면서 엔진과 실제 시험장면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전 국방대 교수는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언급한 '중대한 전략적 과업' 중의 하나인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로켓(ICBM)용 엔진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북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신형 고체연료 로켓 엔진 시험에서 엔진 동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북한은 2021년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무기화 촉진 ▲초대형 핵탄두 생산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 개발 도입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핵잠수함·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 운영 ▲500㎞ 무인정찰기 개발 등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목표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었다.
당시 제시했던 '지상‧수중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을 위한 목표들을 단계별로 달성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들이 발표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과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술 진전과 함께 내용들이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신문도 이날 "당 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력 강화의 중요 핵심 목표들"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번 시험은 추진력 벡터 조종기술을 도입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전했다. '추진력 벡터 조종기술'은 추력 뿐만 아니라 방향까지 해서 움직일 수 있는 트러스트 벡터 콘트롤(TVC‧thrust vector control) 방식을 의미한다.
북한이 지난 11월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노동신문은 "시험 결과 발동기의 추진력과 비력적, 연소특성, 작업시간, 추진력 벡터 조종특성을 비롯한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값과 일치되고 그 믿음성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엄격히 확증됐다"고 보도했다.
또 노동신문은 "중대시험을 통해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당 8차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5대 과업 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 문제를 훌륭히 해결한데 대해 높이 평가했다"면서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하며 격려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이날 언급한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과 관련해 권 전 교수는 '수중·지상 고체발동기 대륙간탄도로켓 개발' 중에서 "지상은 콤팩트한 고체연료 ICBM 개발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권 전 교수는 "수중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권 전 교수는 "수중 SLBM은 북극성-4ㅅ형과 북극성-5ㅅ형으로 추정된다"면서 "여기에 더해 올해 4‧25 열병식 때 공개됐던 또 다른 개량형 SLBM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현재 북극성-3형까지만 시험 발사했다. 북한의 SLBM 사거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추정으로 북극성-1호는 최대 사거리를 1200km로 보고 있다.
북극성-2형은 2000km, 북극성-3형은 2000km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극성-4ㅅ형은 3000~4000km, 북극성-5ㅅ형은 4000~5000km로 미국령 괌까지 타격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4‧25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돌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형보다 훨씬 길고 커진 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
북한이 이날 발표한 고체연료 140tf 추력의 엔진을 어떤 미사일로 시험검증을 할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1만5000km '화성-17형' 신형 ICBM은 80tf 추력의 엔진 2개를 클러스터링한 160tf라는 점을 감안하면 또 다른 콤팩트한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성-15형은 1만3000km를 날아가는데 엔진 추력이 80tf다. 만일 북한이 고체연료 140tf 추력의 신형 ICBM을 개발한다면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서 언제 어디서든지 신속성과 기동성, 은폐성을 보다 고도화한 ICBM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
권 전 교수는 화성-17형과는 별개로 "김정은 정권이 궁극적으로 콤팩트한 크기의 고체연료 추진 ICBM 관련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과 함께 ICBM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콤팩트화된 ICBM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