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입찰과정 석연찮은 점 많아...감사 통해 들여다 봐야"
최초 공고문 없고, 정정공고 1시간만에 유찰...수의계약 방식 몰아간 '정황'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가 김치공장에 사용하기 위한 8억5000만원 상당의 물품 107가지 품목 모두를 특정 업체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구입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전주시에 따르면 김치공장 장비 구매는 나라장터 입찰을 통해 추진됐고 전주시 본청이 아닌 (사)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에서 입찰을 진행했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김치가공유통시설 전경. 2022.12.07 obliviate12@newspim.com |
김치사업단은 지난 2019년 11월 29일 공고를 낸 후 2019년 12월 10일 오후 4시 19분에 정정공고를 냈다.
그러나 당초 공고문은 현재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발뺌하고 있다. 현재 전주시 담당부서조차 정정공고를 낸 이유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김치사업단은 정정공고에 앞서 낸 최초 공고문에다 '수정 덮어쓰기'해 최초 입찰정보는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 전주시 계약부서에서 조차 전산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김치사업단은 어찌된 일인지 정정공고를 낸 지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오후 5시에 개찰을 진행했다. 1시간만에 1개 업체만 단독 응찰했기 때문에 당연히 유찰됐다.
김치사업단은 곧바로 그날 오후 11시 11분에 또 다시 재공고를 냈다. 이후 2019년 12월 23일 오후 2시에 직찰로 진행했지만 이 또한 나라장터에 정보가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김치사업단의 입찰과정은 참여업체나 순위, 투찰률 등의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태여서 형식을 맞추기 위해 나라장터의 입찰 공고를 이용했다는 의문을 사기에 충분하다.
김치사업단의 이러한 행위는 조달정보를 실시간 공개해 조달행정의 투명성 확보라는 나라장터 운영 취지와도 동떨어졌다는 비난이다.
전주시가 김치공장 구축에 투입한 예산은 국비 11억1000만원을 포함해 44억6500만원이며 이중 시설장비(물품) 구입예산은 8억5400만원을 들였다.
김치사업단는 양념통, 청소도구걸이대, 슬아이스·채 절단기 등 107가지 품목 모두를 A업체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구입,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다.
관련업계는 "김치공장 물품은 업체도 많고 종류도 많기 때문에 일괄 구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특정 업체 제품을 수의계약 형식으로 구매한 과정에 대해 감사 등을 통해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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