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여야 지도부 백악관 초청해 설득
"노조파업 개입 내키지 않아도, 경제 위기 막아야"
야당 공화당도 철도 파업 개입 법안 처리 협조키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에서 30년만에 전국적인 철도 파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29일(현지시간) 파업을 피하기 위한 의회 개입을 촉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다.
철도 파업이 어려운 환경에 처한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미국 정치권이 철도 파업 저지에 초당적으로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당인 민주당의 쳑 슈머 상원원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야당인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차기 하원의장인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철도 파업 대책과 향후 의회 공조 방안등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해 민주 공화당의 의회 지도자를 만나 철도 파업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에게 의회가 철도 파업에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경제가 위험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철도 파업과 관련한 중재안을 수용하도록 하는 입법을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올해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국적인 철도 파업이 발생할 경우 코로나19 등으로 취약해진 경제 회복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에도 성명을 통해 "철도 운행 중단은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것"이라며 "철도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그 어떤 조정이나 지체없이 철도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수용하는 법안을 즉각 통과시켜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회동을 마친 뒤 펠로시 하원의장은 백악관은 앞에서 기자들에게 "내일 오전에 (철도 노조 파업을 피하기 위한) 법안을 하원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조의 파업권을 거스르는 것은 싫지만, 중요성을 따지면 이번 파업은 피해야 한다"면서 "(파업으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노조도 결국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매코널 상원원내대표 역시 기자들에게 철도 파업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공화당이 파업을 피하기 위한 입법을 막을 의도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미국 상원과 하원은 철도 노조가 잠정 중재안을 수용, 파업을 피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전망이다.
미국 철도 노조들은 현재 바이든 정부가 마련한 중재안에 대한 찬반 투표와 함께 유급 병가 휴가 지원 확대 등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일부 노조는 중재안을 수용했지만 총 12개 철도 노조 모두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미국 철도 노조는 다음달 9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미국 전체 화물 수송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수준이다. 실제 철도 파업이 발생하면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면서 하루에 평균 2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도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 의회는 지난 1992년에도 전국적인 철도 파업이 시작되자 이틀만에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파업 중단에 개입한 바 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