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색전·추격전략 통할 때 아니다…과감한 목표 세워야"
"대량생산 잠재력 있어…인니 실증사업도 추진"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UAM(도심항공교통)에 뛰어든 한화와 현대차가 합쳐서 추진하자는 논의가 물밑에서 되는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기체 개발이 여의치 않은데 우리 기업들이 미국, 유럽을 따라갈 게 아니라 과감한 목표를 세우면 정부는 지원할 용의가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실증사업인 그랜드챌린지 참여 컨소시엄들에 대해 "탐색전이 많은 것 같다"며 이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중국의 이항, 미국의 오버에어, 유럽의 볼로콥터 등 세계적으로 UAM 기체 개발에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들도 기술수준을 공개하지 않아 국내 기업들끼리 경쟁해서는 과거처럼 선진 기술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그랜드챌린지에는 한화, 현대차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포함해 총 6개 그룹이 참여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열린 '제6회 국토교통부×스타트업×청년재단 커피챗'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
원 장관은 23일 김포 아라마리나에서 열린 '제6회 국토교통부×스타트업×청년재단 커피챗' 행사에서 "우리 기업들이 추격전략으로 임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UAM은 제대로 진행되면 자동차에 이어 장기적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정부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UAM 관련 스타트업들은 도심 내 실증할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영준 파블로항공 대표는 "투자받을 때마다 받는 질문이 법적으로 가능한지인데 아직도 도심에서 드론이 날아다니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샌드박스 등에서 하고 있지만 아직도 안전성을 어디까지 확보해야 하는지 도심은 왜 안되는지 등에 대해 불명확해서 생태계 내에 있는 기업들이 참여해서 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샌드막스, 특구 등 제도를 통해 도전하는 데 보이지 않는 유리장벽에 걸리지 않게 규제를 개선하고 개별기업이 엄두를 낼 수 없는 연구개발(R&D)을 기술과 인력을 갖춘 대기업, 국책기관들과 연결시키고 국제인증을 받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현장 수요에 맞추고 결과로 검증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터리와 통신기술 등 기체 외에 다른 기술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얼마나 많은 중량을 얼마나 빨리, 멀리 갈 수 있고 비상상황에 버틸 수 있는지는 배터리에 달렸다"며 "물류 등 한꺼번에 드론이 뜰 때 관제를 위해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통신인프라에서 한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어 시너지를 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원 장관은 "인도네시아 출장에서 UAM 테스트산업 MOU를 맺었다"며 "1만8000개의 섬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인공신장, 혈액을 날라야 하는데 비용이 비싸더라도 속도가 가장 중요하고 사고가 나더라도 바다여서 여건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UAM을 제대로 구현한 나라가 없어 미국항공청(FAA)만 쳐다보고 있지만 한편으로 한국이 주목받는 측면도 있다"며 "내년 미국 CES(세계가전박람회)를 방문해 자율주행, UAM 산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처음부터 글로벌을 겨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더욱 고민해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커피챗 이후에는 UAM 시연행사가 진행됐다.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잠실에서 볼트라인(SKYLA-V2) 기체를 타고 김포까지 오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브이스페이스(V-speeder)도 기체 시연을 선보였다.
unsa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