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누적 무역적자 400억달러 육박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수입액 절감 추진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한 중기 100% 융자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에너지 절약시설을 설치한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비율을 100%까지 높인다. 내년부터 에너지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수출 경쟁력 확대 뿐만 아니라 에너지 수요 관리에 정부가 팔을 걷을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부처는 23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수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에너지 관리에 힘을 쏟는 이유는 수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자원 수입 부담 때문이다. 무역수지가 마이너스 행진을 걷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11일(현지시각)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산업부는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에 대한 한시적 세제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자발적인 효율개선 투자를 유도할 방침이다. 고금리 등을 고려해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에 대한 융자 지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 기준으로 90% 수준인 지원비율을 100%까지 상향한다. 지원 대상에 대기업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민생 여건을 고려하되, 물가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부터는 요금 인상요인을 단계적으로 반영한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도 이어나간다.
다수 업종에 적용가능하고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개선할수 있는 효율향상 핵심기술 확보에도 대규모 재원을 투입한다. 국가 효율혁신 프로젝트(에너지스타 프로젝트)에 대한 수요관리 연구·개발(R&D)에 2000억원을 활용할 예정이다. 고효율설비 도입 등 중소기업의 에너지효율향상 투자 지원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신용보증의 녹색 공정전환 보증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다.
에너지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진단-개선-투자' 효율개선 패키지 지원에도 나선다. 에너지 진단 사각지대의 에너지다소비 중소기업, 주물·도금·열처리 등 뿌리업종을 대상으로 에너지 진단보조 추진을 검토중이다. 에너지공기업의 효율향상의무화(EERS)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할 뿐더러 효율혁신협약 대기업(KEEP 30)의 협력업체 효율개선 지원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협력업체 에너지 효율개선 투자로 발생한 에너지 절감실적을 대기업 실적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에너지 진단이 완료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절약시설 설치 융자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우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매칭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이같은 에너지 수요 관리 대책을 수출 대책과 함께 제시한 데는 에너지 수입에 따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산업부가 지난 1일 발표한 올해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10월 수출은 전년동월 557억달러와 비교해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9월까지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수출이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10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9.9%가 늘어난 591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에너지 자원 수입을 중심으로 전체 수입량이 증가세를 유지하며 67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나간 셈이다.
이같은 추세 속에서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399억6800억달러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량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나 문제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 속에서 에너지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이번 대책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