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너지 가속장치 구간
10월, 첫 번째 빔 인출 성공
이달 말, 두 번째 시험 예정
[대전=뉴스핌] 이태성 인턴기자 = 11년간 기본계획이 네 차례나 변경되는 등 난항을 겪어온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이 오랜만에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달 첫 빔 인출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달 말 두 번째 시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15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를 찾았다.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을 총괄하는 권면 기초연 중이온가속기건설구축사업단장이 사업의 진행 상황과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 중이온가속기, 우주의 비밀 푸는 열쇠
인류는 기원전부터 물질의 기본단위를 상상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물질의 기본단위인 원자를 실제로 관측하게 된 건 아직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장치가 바로 가속기다. 여러 가속기 중에서도 중이온가속기는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입자를 초전도 상태에서 가속시킨 뒤 분석하는 장치이다(그림 참고).
[자료=중이온가속기연구소] 2022.11.27 victory@newspim.com |
중이온가속기는 그 이름처럼 무거운 이온(중이온)을 인위적으로 가속시켜 자연 상태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수소의 경우 중수소, 삼중수소가 동위원소에 해당한다. 사중수소, 오중수소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특성을 가지는지 등을 연구하는 것이 목적이다.
희귀동위원소는 우주의 생성 기원을 알 수 있는 단서로 알려진다. 지금은 있지만 초기 우주에선 없었던 원소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이를 신소재 개발, 청정 에너지원 확보, 암 치료기술 연구 등의 분야에 활용할 수도 있다.
◆ 저에너지 구간 시운전 돌입…2년 후 실제 활용 예정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은 2011년 착수된 이후 2013년, 2015년, 2019년, 2021년 총 네 차례에 걸쳐 사업 기본계획이 변경됐다. 사업 내용이 수정되거나 완료 시점이 미뤄지는 식이었다. 1조5000억원을 들인 대규모 사업이 이처럼 지지부진하다 보니 연구소의 분위기는 침체됐다.
그러나 지난달 저에너지 구간 첫 번째 빔 인출을 통해 분위기 반전이 시작됐다. 영하 270도의 액체헬륨을 200m가 넘는 공급라인으로 이동하는 등 까다로운 작업들이 포함된 가속관(전반부 5기)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나머지 가속관(전반부 22기)에 대한 두 번째 시험도 이번달 진행한다.
[대전=뉴스핌] 이태성 인턴기자 =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 내부 전경 2022.11.15 victory@newspim.com |
권면 단장은 "내년 3월 이전에 마지막 빔 인출 시험을 완료하면 저에너지 구간 빔 시운전이 모두 종료된다"며 "그 이후부터는 실제 사용자들이 참여하는 파일럿 시험으로 활용성을 검증하는 단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최종적으로 2024년 10월부터 본 활용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고에너지 구간의 경우 아직 갈 길이 멀다. 지난 5월 변경된 제4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고에너지 가속장치는 2025년까지 선행 R&D를 마친 뒤 본제품 구축에 돌입한다. 가속관 시제품 성능구현과 본제품 설계, 가속장치 성능검증 시설 확충 등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본제품 구축은 또다시 연기될 수 있다.
기초연 관계자는 "중이온가속기 구축사업은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아기라고 볼 수 있다"며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기까지 앞으로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격려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자료=중이온가속기연구소] 이태성 인턴기자 = 2022.11.27 victory@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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